선인장 아이
허혜윤 글.그림 / 눈물스펀지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선인장은 외롭다.

그 누구도 다가오지 않는다.

손 내밀어 잡아주지 않고, 늘 고독에 잠겨 있다.

그 선인장의 마음을 우리의 감정에 흡수시켜, 내적인 파동을 일으키는

책이 바로 '선인장 아이'다.

 

 

다소 어둡고 강렬한 색감을 대비시켜 글과 함께 삽입함으로써,

읽고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속 내면의 감정을 울리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닌 책이라고 본다. 사랑이라는 절대적인 이유로 나와 그 사람의 존재를

아프게 했던 이에게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우리의 상처를 건든다.

그리고 그 상처를 콕콕 찌르기 시작한다.

'나는 아니야.', '나는 그렇지 않아!'를 아무리 외쳐봐도 이미 상처는

부풀어 오르고 곧 터질 듯 팽팽해진다.

 

 

여린 감정과 눈물샘을 자극하는 책이다.

사랑의 실패, 나에 대한 모멸감, 인간관계의 실패와 한계에 다다른 마음의

상처를 지닌 사람들이 읽었으면 한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란다.’ 이렇게 다독거려주는 책  


책에서 '묶음 아이'가 나온다.
  


「들리는 것, 맡는 것, 보이는 것,

소소한 모든 것에서도,

그 아이가 그립지 않은 것이 없어서,

순간순간을 담담하게 견뎌내기가 너무나 버거워서,

아무것도 들리지도, 맡을 수도, 보이지 않도록,

두꺼운 담요를 머리에 겹겹이 싸매어 놓았습니다.」p.138

 

 

모든 것을 묶어버리고 막아버림으로써, 그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마음마저 묶어버릴 순 없는 현실 속에서 더는 벗어날 수 없음에

슬피 우는 아이의 모습은, 읽는 이로 하여금 함께 동화되고 감정을

느끼게 하는 글의 힘이 느껴진다.

 

 

선인장, 방부제, 거미, 독버섯, 지우개, 박제, 먼지, 얼음 등

인간 내면의 상처를 자연과 사물에 비추어 하나하나 치유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치료사와 같은 책이다.

책을 읽기 시작할 때 흘렸던 눈물은 책을 덮는 순간이면

깨끗이 증발하고 맑은 미소를 머금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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