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모르는 여행 - 달라진 세상 새로운 여행
김소담 지음 / 정은문고 / 2021년 10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와 같은 사회, 같은 문화에서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기 때문에, 내 생각을 완전히 정복시킬 만한 신선한 충격을 받기 쉽지 않지요. 그래서 우리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찾아 헤맵니다. 내게 없는 유전자를 가진 이에게 본능적으로 이끌려 종 보존의 가능성을 높이듯, '더 완벽히 다른' 타인의 관점을 수집하는 것이 '나'라는 틀을 깨는 데 필요함을 본능적으로 알기 떄문이지요.

<당신이 모르는 여행> 프롤로그에서

어떻게 보면 참 부끄러운 얘기일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30대 후반이 되도록 해외 여행을 해본 적이 없다. 이럴 때 드는 생각은 왜 나는 20대에 한 번은 갈 수도 있는 여행을 아직도 못가봤을까 하는 후회감이랄까? 그래서 티비나 영화, 혹은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한 게 다라서인지 사실 직접 가보면 어떤 느낌일지 너무도 궁금하다. 거기다 심지어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해외는 더더욱 갈 수 없으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때에 그래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게 또 여행에세이다. 뭔가 내가 가보지는 못했지만, 작가가 직접 가서 몸소 체험하고 느끼는 것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는 장점과 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힐링하는 기분이랄까? 그런 점에서 여행에세이를 좋아하는 편이다. 도대체 제목그대로 내가 모르는 여행이 무엇일까? 사실은 해외여행을 한 번도 못했기에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래도 또 흥미로운 제목 덕분에 꼭 접해보고 싶었고, 이렇게 또 기회가 되어 접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이 책은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마지막에 에필로그로 끝난다. 1장에서는 '떠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는 제목으로 페루에 가서 체험한 것들과 느낀 점들을 사진과 함께 곁들여서 전개했다. 2장은 '아마존은 나를 받아들일까?'라는 제목으로 아마존에서 경험한 일들의 여러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3장은 '지구를 응완하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콜롬비아에서 경험한 에피소드들이 나온다. 4장에서는 '도시 속에서 자연과 살아가기'라는 제목으로 뉴욕에서의 경험 에피소드들이 나온다. 작가는 여러 곳을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직접 몸소 체험한 내용들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용감하게 혼자 여행을 할 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난 사실 겁이 많기도 해서 혼자서 여행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국내여행조차도 말이다. 근데 작가의 모습을 보면 씩씩해보이고 당차 보여서 부러웠다. 사실 말도 잘 안 통하는 곳에 가서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들과 꼭 언어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표정과 행동을 보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도 사실 정감있어 보였다. 분명 우리와 다른 문화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많아 보였는데, 내가 만약 그곳에 갔다면 나는 그렇게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벌레를 정말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사람으로서 분명 가서 제일 싫어하는 벌레들을 마주해야 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사실 엄두가 나지 않기도 한다. 그치만 그곳에서 정말 자연을 제대로 접할 수 있고, 나와 자연이 하나가 되는 그 기분만큼은 느껴보고 싶다. 작가가 그런 기분을 몸소 느꼈음을 글 안에서 봐서 그런지 나도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 물론 벌레 때문에 무리긴 하겠지만 말이다. '헬프엑스'라는 용어를 이 책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이렇게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이런 것을 애초에 알지도 못했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숙소에 머무르면서 숙박비 대신에 노동력을 제공한다는 것인데, 그런 경험을 하면서 해외여행을 가서인지 다른 여행에세이와는 정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이런게 진짜 내가 모르는 여행인걸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그 곳의 문화에 대해 또 더 알게 되었고, 헬프엑스의 존재도 알게 되어서 좋았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힘든 시점에, 여행에세이로나마 간접 경험을 하고 힐링을 해보고 싶다면, 그리고 자연과 하나되는 기분을 책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이 책은 카페이벤트로 받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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