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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법과 정의 이야기 - 조선시대 살인사건 수사일지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소에 다산 정약용이 참 책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실 아직까지 다산 선생님이 쓴 책을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는 것이 어찌보면 좀 부끄럽다. 기껏 본 것이 아들들한테 쓴 편지? 정도였던게 기억이 나는데 그것도 그나마 독서수업을 하면서 보게 된 책이랄까? 예전에 티비에서 박문수가 어사활동을 하면서 겪은 수사들을 보면서도 참 관심이 많았었는데, 조선 정조 시대에 활동한 다산 선생님이 법과 정의에 관련된 책인 <흠흠신서>를 썼다. 그치만 이 책 역시 아직 접해보지 못했기에 이렇게 기회가 닿아 책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총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편역을 한 책이라 아무래도 더 보기 쉽게 썼다는 장점이 있다. 1장에는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면 안 된다는 내용으로 7가지 에피소드를 2장에서는 나라에 법이 있다면 어찌 이럴 수 있겠는가?라는 주제로 7가지 에피소드를, 3장에서는 법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주제로 7가지 에피소드가 나온다. 4장에서는 조선판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관한 에피소드가 7가지 있고,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법이란 억울한 백성을 살리는 것이라는 주제로 7가지 에피소드를 다룬다. 사건의 전말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정조의 판결 그리고 마지막엔 다산 선생님의 의견을 적어놓았다. 정조와 생각이 같은 에피소드들도 있었으나, 생각이 정반대인 것도 있었다. 영조 정조 시대에는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위해서였는지 대체로 형량을 줄여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형벌이 생각보다 참 가볍다는 생각이 드는 사건들도 있었다.
총 36개의 살인사건을 기초로 조선의 과학수사 지식을 집대성한 <흠흠신서>를 이렇게 접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어찌보면 지금의 과학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했지만, 그래서 수사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음을 글로도 많이 느낄 수 있었지만, 그래도 그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에서 볼 때 날카롭고 예리한 수사를 진행함으로 인해 해결된 사건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경이로움도 느껐다. 지금 못지않게 잔혹한 살인도 많았고 그 당시는 신분제 사회였기에 더더욱 천민층은 사람 취급을 못받아서인지 그런점이 좀 아쉽긴 하다. 인권은 동등해야하고, 누구나 자유와 의무가 주어지는데, 그 누구나에 해당할 수 없었다는 점이 참 아쉽다. 이 책을 통해 조선 후기 사회에 있었던 살인사건에 대해 알게 되어서 뭔가 새로운 판도라를 연 느낌이다. 그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옛 선조들이 했기에 그리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김으로 인해 지금의 후손들이 그 당시의 사건들을 되짚어 볼 수도 있지 않나 싶다. 그런 점에서 다산 선생님의 업적은 참 훌륭하다고밖에 볼 수가 없다. 편역이라서 좀 더 글이 와닿았던 것 같다. 나처럼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 특히 조선시대의 살인사건을 어떻게 수사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 사람, 그리고 정조와 다산의 법과 정의에 대한 생각들이 궁금한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 좋을 것 같아서 추천하고 싶다.
- 이 책은 카페에서 진행한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