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권>에 소개된 책이라고 해서 너무도 궁금했다. 제목에서도 앨리스가 내가 알고 있는 그 동화속 주인공 앨리스는 아닐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떤 내용일지 무척 관심이 갔다. 좋은 기회가 닿아 1,2권을 함께 읽을 수 있었다.
일단 소설이고, 따로 소제목이 있지는 않고 숫자로 중간중간 끊어놓았다.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네빌 슈트라는 작가는 사실 생소하다. 외국 작가들을 손에 꼽을 정도로만 알아서 그럴 수도 있을 듯하다. 이 소설이 사실은 1950년에 집필되었다는 것을 이 책을 접하면서 알게 되었다. 작가는 1899년에 런던 일링에서 태어났으니... 한참 전의 사람인 것이다. 심지어 이 책이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실화를 바탕으로 써 내려간 것이라니까 더 관심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그 한 여인이 주인공이고, 사실 처음 내용에는 주인공이 거의 안나왔다가 조금 뒤에 나오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배경이었고, 우리나라도 그떄는 한창 식민지떄였다. 광복전이었으며, 그떄 1940년대 한창 우리나라 사람들이 힘들었을 시기였다. 그 시기를 영국인이었던 주인공 그녀가 겪었다니 사실 상상이 되지 않았다. 영국이라하면 식민지도 아니었을 뿐더러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긴 했지만 우리니라만큼 힘든 상황은 아니었을텐데... 사실은 의아했으나 내용을 읽어내려가면서 그녀의 상황때문에 그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말레이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다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고.. 어찌저찌되서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일본군의 포로가 되어 정처없이 떠돌이 신세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생존했고, 그 과정에서 인연을 만나게 되고, 그 인연이 전쟁이 끝나고도 이어지는 연애소설이다. 그치만 또 한편으로는 전후소설이기도 하다. 2차세계대전 당시의 비참한 상황을 글로 보고 있지만 장면이 상상이 되었다. 그렇다 보니 너무도 끔찍했고 참혹했다. 내가 과연 주인공이라면 그렇게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녀는 말레이어를 알고 있었기에 말레이 주민들과의 소통도 문제없었고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리드 역할도 맡게 된 것이다. 심지어 그녀는 외삼촌으로부터 거액을 상속받게 되니 그녀의 삶이 참 파란만장하다는 게 맞았다. 나에게도 저런 행운이 왔으면 싶지만 그녀가 겪었던 일들을 보니 마냥 그 행운이 반갑지는 않았다. 2권에서는 그떄의 인연이 죽은줄로만 알았는데 살아있었다는 사실을 6년 뒤에야 알았고 그들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그녀가 하고 싶은 일을 영국이 아닌 호주에서 하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이 책에서 나라고 하고 있는 노엘(변호사)의 이야기 등이 나온다. 1인칭 시점이지만 어찌보면 관찰자 시점이라고나 할까? 그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오랜만에 소설에 푹 빠졌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다는 말에 궁금했었는데 이것을 실제로 겪었다고 생각하니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해낸 사람, 전쟁이 끝나고도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살아나간 사람, 상속을 받게 되고 어디에 쓸지 고민하다가 정말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에 쓰는 사람, 그리고 자신이 이후에 무엇을 할 지를 고민하다가 머나먼 호주의 타지에서 자신의 꿈을 키우는 사람, 심지어 그녀와의 인연조차도 우연아닌 우연으로 인연이 되었고, 6년이 지났어도 그들의 인연은 오히려 끈끈해지기만 했다. 그런 점들이 이 책의 묘미일까? 마냥 캐릭터가 부럽다기보다는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그녀가 여자로서 해냈다는 사실이 부럽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는 예전의 내 모습들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못하는 것들 투성이라고 제치고, 하고싶은 것만 하다보니 지금의 나가 되어버린 상황. 어찌보면 이런게 굳건해질 수 있었던 나를 잃게 만든건 아닐까 싶다. 왜 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지 책을 읽고나니 알 것 같다. 호주에 있는 도시 앨리스라는 사실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지만, 그곳의 아늑하고 좋은 공간처럼 척박하고 살기 힘든 곳을 발전시키는 그녀를 보며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읽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카페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