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로 산다는 것 - 가문과 왕실의 권력 사이 정치적 갈등을 감당해야 했던 운명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역사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물론 시험공부를 통해서 일단은 먼저 접하게 되었지만, 역사공부를 하면서 책들도 접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더 관심이 생겼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쭉 거치면서도 역사에 대한 관심은 계속 되었다. 특히 이야기가 담기 역사라면 더 관심이 많았는데, 이 책은 제목부터 벌써 어떤 삶인지 궁금해졌다. '왕비로 산다는 것'이 어찌보면 참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나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책의 저자는 가문과 왕실의 권력 사이 정치적 갈등을 감당해야 했던 운명이라고 책 표지에 써놓았다. 과연 어떤 생을 살았길래 그랬는지 몹시 궁금했는데 이번기회에 접하게 되어 읽게 되었다.

왕비라고 하면 사실 다 호화롭거나 아름답거나 혹은 또 편안한 삶을 생각하고 떠올린다. 아무래도 외국에서의 영화나 드라마 혹은 한국에서도 사극을 많이 접해서 그런탓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속내는 그렇지만은 않으니 말이다. 조선시대의 시작부터 끝까지 왕비들의 삶을 저술한 저자는 역대 왕비들의 삶과 그리고 그들의 삶이 끝난 후 무덤까지도 알려준다. 중간중간 주요 인물들도 이슈로 언급해주고 있고, 어려운 단어같은 경우는 괄호해서 또 보충설명을 달아놓았다. 중간중간마다 사진이 있다. 어떻게 능을 조성했는지 그런설명도 같이 나오는데 그럴때 그 사진이 있는것도 있지만 없는 것도 있어서 다 사진에 담겼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물론 그러면 또 책이 더 두꺼워지긴 하겠지만 말이다. 1부부터 7부까지 구성되어 있고, 1부에는 새 왕조의 혼란 속 왕비들, 2부에는 비운의 왕비와 여걸의 등장, 3부에는 연속되는 폐비와 반정의 시대, 4부에는 왜란과 호란, 혼란기의 왕비들, 5부에는 당쟁과 명분의 수단이 된 왕비들, 6부에는 노론과 소론 사이 지켜야 했던 자리, 마지막으로 7부는 근대의 격동기, 마지막 궁중의 모습이라는 제목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부마다 소제목이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의 시작부터 끝까지 정말 많은 왕비들이 있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왕비들도 많았다. 사실 왕보다는 왕비의 존재감이 큰 경우가 드물어서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읽으면서 뭔가 하나씩 알아가는 묘미도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왕비들의 삶은 녹록치 않았다. 아마 시대가 시대니 만큼 지금보다 의학의 발달이 되어있지 않아서인지 일찍 죽는 경우도 많았고, 아기를 갖지 못하는 경우도 그렇고, 마마 같은 병이 나면 왕이든 왕비든 다들 치유하는게 힘들었다. 이미 죽었어도 사후에 왕비로 올라가는가 하면 오히려 왕비에서 격하되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인생사는 새옹지마가 맞기는 맞구나 싶었다. 역사가들의 평가에 의해 저술된 삶으로 그저 우리가 알 수밖에 없지만, 그녀들의 삶은 분명 힘들었을 것이다. 왕비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지내느냐에 따라서 사실 그들의 행동이 주목받기도 하고 우리가 잘 알 수 없는 것처럼 흘러가기도 했다. 자기 할 말이 하고 싶다고 하여 막 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들도 있었고, 그렇게 착하고 어질 수가 없는데 아기가 없어서 그 점을 안타깝게 보게 되는 왕비들도 몇몇 있었다. 아무래도 왕비의 역할 중 하나인 출산 그것도 아들을 낳아야 하는 의무가 중점이어서였는지도 모른다. 지금이야 아들이든 딸이든 낳으면 좋지만, 그때는 아들이 우선이라는 성리학적인 사상 때문인지 건강한 남아를 출산하는 것이 우선시 되었을 것이다. 그런 시대에서 하물며 아이를 갖지 못하는 사람의 삶은 얼마나 불운했을까 싶다. 이 책을 보고 나서 알고 있는 사실보다 몰랐던 사실이 더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선시대의 왕비의 삶이 어떠했는지 궁금하다거나, 조선시대의 역사가 더불어 궁금하다 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 이 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서평이벤트로 당첨되어 받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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