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씨름한지 벌써 몇일째인지 하루하루가 힘겨운 요즘입니다. 해마다 길어지는 여름이라는 이 계절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데까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요? 빨리 여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만 합니다. 여름이 지나면 우리는 어떤 가을을 맞이하게 될지 기대가 되기도, 설레기도 합니다. 사설이 너무 길어졌네요. 요즘 읽으면 딱 좋을 그림책 한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달리에서 출판된 박찬미 작가의 《여름이 지나면》입니다. 봄을 보내고 여름을 마주하게 된 작고 여린 연둣빛 풀들이 보입니다. 이 풀들은 얼른 짙어지고 무성해져서 숲을 이루고 싶어 하지요. 하지만 무슨 일이든 때와 순서가 있고 과정도 있어야하며 어느정도의 시간도 필요합니다. 어린 풀들은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밤도 보낼 것이고, 한낮의 더위속에서 견디는 법도 배우게 됩니다. 그런 과정들을 겪으며 더욱 단단해질 것이고, 어떤 시련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꿋꿋함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겪고 나면 지금보다 훌쩍 자라게 될 것이고, 울창한 숲도 이룰 수 있겠지요. 이 그림책 작가는 여름날 무성해지는 정원에서의 풀들을 보고 이 그림책을 쓰셨다고 해요. 그림책속 여린 풀들이 여름이라는 기나긴 시간을 보낸후 무성해져 숲을 이루어 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의 모습과도 참 많이 닮았다는걸 느끼게 됩니다. 그중에도 여리디 여린 싹들이 힘들고 거친 여름을 해쳐나가는 모습을 보면 성장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기도 하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이 어떤 일을 맞닥뜨리게 되더라도 되도록이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고 매사에 평온했으면 좋겠지만 현실속에서 더위도 만날 것이고 폭풍우도 직접 견뎌야 하겠지요. 각자의 상황과 현실에서 아이들은 부딪히며 배우고 나아가 크게 성장하게 될 것이고 울창한 숲이 되는 밑거름이 될 것이기에 여름이라는 시간이, 이런 성장과정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다만 꺽이지 않고 꿋꿋하게 잘 서있기를 바랄 뿐이에요. 저는 어느새 훌쩍 자라게 될 아이들 곁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지켜보며 작은 힘이나마 보태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무더운 여름도 무사히 잘 지나가길 바래봅니다. 《여름이 지나면》 그림책 잘 읽었습니다. 참, 요즘 수채물감에 빠져있는 저에게 이 그림책속에 그려진 색연필이라는 그림도구가 새롭게 느껴지더라고요. 색연필로 그려낸 푸릇푸릇하고 포근한 느낌의 이 그림책을 읽고나면 왠지모를 희망이 느껴지는것 같아 기분이 참 좋아졌던것 같습니다. 색연필화도 한번 배워보고 싶어지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