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리소설 작품 중 최고의 추리적 재미와 소설적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품을 선정하여 수상하는 한국추리문학상중에서도 단편 부문의 최고상이 바로 황금펜상이라고 합니다. 2023년 제 17회 수상작품들을 한권으로 만나보시죠.
나비클럽에서 출판된 《한국추리문학상 _ 황금펜상 수상작품집》입니다.
차례를 보면 황금펜상 수상작인 박소해 작가의 [해녀의 아들]과 우수작 6편이 실려 있습니다. 한권으로 모두 만날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제일 처음 소개된 [해녀의 아들]은 황금펜상 수상작으로 읽으면서 참 먹먹했고 마지막엔 눈시울이 붉어질만큼 울컥던것 같아요. 이 소설은 70년전에 있었던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살인사건을 다룬 추리소설인데 실제로 있었던 일인마냥 느껴지기도 했었습니다. 아마도 이와 관련된 사연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그런 비슷한 비극이 없지는 않을것 같더라구요. 마지막까지 읽다보면 피해자나 살인자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 갖지 않을수 없겠더라구요.
하나의 작품 뒷쪽에는 2페이지 정도 되는 작가의 말이 이어져 나와서 더 좋았던것 같습니다. 이 작품의 작가는 제주 토박이가 아니었음에도 제주 4.3사건의 목격자들과 증언자들이 사라질까 두려운 마음에 더 늦기전에 추리소설가로서 이 소설을 썼다고 해요. 정말 어려운 제주 토박이들의 언어로 어렵게 소설을 써줬고 4.3 사건에 대해서 다시한번 기억하게 해줬다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황금펜 상 수상작품이라 추리소설의 재미와 감동도 느낄수 있었으며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줬던 작품이었어요. 더불어 저 또한 4.3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도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
[죽일 생각은 없었어]의 주인공 주희는 바로 여성 빌런이에요. 그저 평범한 사람인줄만 알았는데 마지막 반전이 참 끔찍하더라구요. 아주 사소한 일로 괜시리 죽음에까지 이른 택시기사가 불쌍하기도 했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곱씹어보면 당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참 얄밉기도 했었습니다. 연약한 여성을 겨냥하고 바라보는 험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그런 험한 세상이 평범한 일상속에 녹아져 있는것 같아 씁쓸하기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주희처럼 살인이 정당화 될수는 없겠지요. 끔찍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꽃은 알고 있다]에서는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시골에서 악한 마음먹는 누군가가 작정하기만 하면 마을사람들을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정말 섬뜩했어요.
[연모]는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돋보였던것 같아요. 특히 제목에서의 반전이 더 놀랍더라구요.
[팔각관의 비밀]은 [십각관의 살인]을 오마주한 작품이라고 해요. 독살사건 피해자가 유령이 되서 범인을 추리해 나가는데 초반에 [재벌집 막내아들]을 읽는듯 해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병을 따지 않고도 병속 술의 진위여부를 판별한다는 리퀴드해쉬라는 기술도 참 신기하더라구요.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은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는게 더 충격이었고 소름끼치는 추리소설이었어요.
단편 소설들이기에 금새 읽어지더라구요. 빈시간에 짬짬히 한편씩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했었던것 같습니다. 추리소설인지라 흥미롭기도 했고 저마다 다른 스타일의 소설이라서 다양한 느낌을 경험할수 있고 대체롭게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2023년 제 17회 황금펜상 수상작품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ㅡㅡㅡㅡㅡㅡ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ㅡㅡㅡ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