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의 유명한 3대 해전중에서도 가장 치열했고 우리곁에서 이순신 장군을 앗아간 전쟁이 바로 노량해전입니다. 곧 영화로도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지라 그 내용이 더더욱 궁금했었는데 소설책으로 먼저 만날수 있게 되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고즈넉이엔티에서 출판된 박은우 작가의 장편소설 《노량 _ 최후의 바다》입니다. 왜군은 한 놈도 살려 보낼수 없었던 이순신 함대의 마지막 전쟁, 노량해전으로 들어가 보시죠. 앞부분에서는 노량해전이 일어나기 몇달전부터 턱없이 부족한 군사와 군량을 모으고 훈련시켜가며, 그 와중에도 백성들이 안정을 찾도록 두루두루 살피고 차곡차곡 준비했던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치밀한 면모가 곳곳에서 돋보였었습니다. 이순신은 왜군이 철수를 시작했다는 보고를 듣게 됩니다. 물길로 이동할수 밖에 없었던 왜군을 몰아내기 위해 사로병진 작전을 쓰려하지만 전쟁경험 부족에, 자질도 없으며, 남의 나라 전쟁이기에 절박함도 없었던 명나라 장수들 특히 진린과 유정을 보며 답답해 합니다. 명나라의 보조 역할만 하게 될것 같은 입장에 처한 이순신의 한숨과 걱정이 눈에 생생하게 그려지기도 했었고 그 답답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더라구요. 한심하기 짝이 없었던 명나라 장수를 보며 고구마 100개는 먹는듯 했었는데 이순신 장군이야 오죽 했을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적과 우군 양쪽으로 끌려다니는 조선의 처지가 더 안타깝다고 말하던 권율 장군의 심경을 보면서도 참 답답하기도 했고 짜증나기도 했었습니다. 며칠전 봤던 [고려거란전쟁]이라는 드라마에서 거란의 포로로 잡혔다가 자신의 안위를 위해 고려의 정보를 거란에 쉽게 넘겨버리는 고위급 장수를 보면서 그 간사함에 짜증과 화가 물밀듯 치밀어 올라왔었는데 이 책속에서도 보이더라구요. 임진왜란중에도 기회를 보며 이기는 쪽을 저울질하며 왔다갔다 하는 이문욱, 아니 손문욱 같은 존재는 안타깝게도 어떤 전쟁속에서든 생겨나는 모양입니다. 이중첩자들도 참 많던데 이들을 판별해 내는게 어떻게 가능했을지 궁금하기도 했었어요. 손발이 안맞는 지휘관들 때문에 애먼 병사들만 죽어나가는 것도 보면 안타깝기도 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전쟁이라는게 어떤 이유에서든 정말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 같더라구요. 저는 이순신 장군이 노량에서 일부러 목숨을 내던진건 아닐까 하는 속설이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고문 후유증과 어머니에 이어 막내 아들의 죽음 소식까지 접할수 밖에 없었던 장군의 몸과 마음은 이미 피폐해질대로 되서 힘들고 괴로웠을테니까요. 또한 자신의 충심을 믿어주지 않던 임금의 마음을 알기에 더더욱 무거운 심경이었을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전쟁이라고 생각했을때는 더 사력을 다해 전쟁에 임했을것 같더라구요. 명량에서의 승첩 이후 명의 황제는 이순신에게 이미 면사첩을 내려 설령 죽을죄를 지어도 목숨만큼은 부지할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결과를 보면 이순신 장군은 노량에서 최후를 맞게 되는 너무나도 안타깝고 비통한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습니다. 그 결말을 알고 읽으면서도 참으로 안타깝기가 그지없었어요. 특히나 노량해전을 앞두고 아들과 조카를 불러 유언처럼 내뱉던 "너희가 지켜야 할 것을 찾아서 지키도록 해라."는 말 한마디가 그의 마지막 임박을 알기에 더 애잔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여하튼 죽음에 대한 속설보다는 이순신의 존재를 아직도 기억하게 만든다는게 중요함을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었던 소설이었습니다. 11월 19일 새벽 축시(두시)부터 아침까지 숨막히게 치러진 노량해전의 전투장면들은 마치 전쟁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 세세한 현장감이 느껴졌고 긴박함과 치열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던것 같아요. 정말 지옥같은 그런 전쟁 상황이 현실이었다는게 무섭기도 했었습니다. 책의 결말은 선조의 물음에 자신의 말을 부정할수 밖에 없었던 손문욱의 이야기로 끝을 맺게 되는데요. 그 물음과 답을 말은 못하지만... 이 마지막을 통해 지금까지도 영원히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살아남아 숨쉬고 있는 이순신 장군께 그저 감사드리고 또 감사한 마음 갖게 되었답니다. 치열하고 지독할것 같은 마지막 싸움에서 악귀가 되리라 다짐하던 이순신 장군의 마음이 곳곳에서 잘 드러났었던 재미난 소설이었습니다. 참고로 박은우 작가는 베스트셀러이기도 했던 《명랑》편도 출간하셨던 분이라고 합니다. 1598년 11월 19일 새벽, 치열하고 지독하고 또 긴박했던 7년 전쟁을 심판하는 마지막 전투 노량해전을 생생하게 들여다보시길 원하시는 분이라면 《노량 _ 최후의 바다》를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려봅니다. 벅친 감동을 받으실수 있으실거에요. 더불어 곧 개봉될 영화와 비교해보는 재미도 가져봐야겠습니다. ㅡㅡㅡㅡㅡㅡ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ㅡㅡㅡ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