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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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2009년 데이비 번스 문학상 수상
ㅡ타임스에서 뽑은 21세기 최고의 소설 50권에 선정
ㅡ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
ㅡ클레어 키건의 국내 초역 작품
ㅡ영화 「말없는 소녀」의 원작 소설​
이처럼 화려한 타이틀을 갖고 있는 아일랜드 출신 작가 클레어 키건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다산책방에서 출판된 클레어 키건의 소설 《맡겨진 소녀》입니다.

아일랜드에 사는 소녀인 주인공 '나'는 어느 여름날 엄마의 출산을 앞두고 아빠에 의해 먼 친척집에 맡겨지게 됩니다.

킨셀라 부부는 어린 그 소녀에게 그동안 자신의 부모에게서는 겪어보지 못한 특별한 일상을 안겨 줘요.

난생 처음 겪어보는 그런 상황이 부서질까 불안한 마음을 갖던 소녀는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지날때마다 그 전에는 느껴볼 수 없었던 특별한 감정들도 하나하나 배워나가면서 어느덧 킨셀라 부부의 따뜻함과 편안함에 점차 적응해 가지요.

형제가 많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따뜻한 손한번 잡아 주지 않던 부모밑에서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랐던 아이가 참 안쓰럽게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어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하던 그 아이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가 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맛이 시원하고 깨끗한 물맛이라고 표현되어진 글을 읽으니 더 아이가 짠하게 느껴지더라구요.

한편 킨셀라 부부는 무심한듯 보이지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뜻하게 손을 잡아줍니다. 맡겨진 아이임에도 자신들의 아이인냥 허물은 덮어주기도 했고 따뜻하게 품아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던것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아이에게 필요한 삶의 지혜도 가르쳐줬고 적절한 조언도 해주고 있었어요.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킨셀라 아저씨의 말이 인상적이었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사랑받아야할 존재임을 알려주고 있어요. 부모로써 저는 제아이들에게 어느정도 해주고 있는지도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아이와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었던 킨셀라 부부를 보면서 느끼는 바가 컸던것 같습니다. 과하지도 않았지만 포근한 사랑을 받았던 그 아이는 분명 미래에 좀더 따뜻하고 좀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게 되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도 나눌줄 알고 베풀줄 아는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랑받아본 자가 사랑도 베풀줄 알게 되겠지요.


저는 이 단편 소설 《맡겨진 소녀》를 연이어 두번 읽었습니다. 소설책은 좀처럼 두번이상은 안보게 되던데 이 책은 단편소설이라 그런지 부담감도 덜했지만 뭔가 모를 감동을 끝내고 싶지 않아 다시 책을 들었던것 같아요.

책의 배경 묘사라든지 심리 묘사 하는 방식을 보면 단백하고 간결한데도 불구하고 섬세하고 정확하게 묘사되어진걸 볼수가 있었습니다. 배경이 눈앞에서 술술 그려지기도 하고 등장 인물, 특리 소녀의 심리 상태도 쉽게 짐작이 되더라구요. 어쩜 작가는 이토록 글을 잘 쓸수 있을까 감탄사가 절로 나오기도 했어요. 한 세대에 한 명씩만 나오는 작가라는 평이 왜 나왔는지 알겠더라구요. 작가를 꿈꾼다면 아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싶을것 같고 닮고 싶은 작가가 되고 싶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답니다. 너무나 감동적인 소설책이었어요.

애정없는 가족으로부터 먼 친척 부부에게 맡겨진 소녀가 인생 처음 마주하는 찬란한 여름날의 이야기를 멋지게 그려낸, 또 읽어싶어지는 단편소설 《맡겨진 소녀》였습니다. 가족이 무엇인지, 부모가 무엇인지 느껴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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