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닿을 수 없는 너의 세상일지라도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팩토리나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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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당신의 기억을 바꿔줄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쁜 기억은 지워버리고 좋은 기억을 내 머릿속에 넣는 일이라는게 과연 좋은 일 일까요?

아니면 불행의 시작이 되는걸까요?

기억을 조작하는 일이 가능한 세상속에 사는 젊은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팩토리나인에서 출판된 《비록, 닿을 수 없는 너의 세상일지라도》입니다.



이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다가올 미래이며 나노로봇에 의한 기억 개조 기술이 만들어낸 가공의 기억(의억)을 갖고 살수 있는 세상이랍니다.

가공의 등장인물을 만들고 가공의 기억을 만들어 실제로 누군가의 머리속에 넣을수 있다면 그건 좋은 일인 걸까요?

이 소설은 바로 이런 믿기지 않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판타지소설이에요.

이 책에서는 특별한 기억을 만들어주는 나노로봇들이 많이 등장을 한답니다.

19세 주인공 아마가이 치히로의 부모는 가공된 기억을 갖고 살았으며 치히로가 15세때 이혼을 했어요.

치히로는 부모의 사랑도 받지 못했을뿐만아니라 친구나 연인도 하나 없는 외롭고 고독한 청춘시절을 보냈기에 무의미하게만 느껴졌던 자신의 어린시절(6세에서 15세까지)의 기억을 전부 소거하고 싶은 마음에 특정시기의 기억을 지워주는 '레테'를 구입하게 됩니다.

그런데 레테를 주문했던 곳의 실수로 자신이 마셨던 나노로봇이 레테가 아니라 가공의 청춘 시절을 제공해주는 '그린그린'이라는걸 알게 되지요.

그린그린을 마신 이후로 치히로의 기억속에서는 나쓰나기 도카라는 가공 인물이 치히로의 어릴적 소꿉친구가 되어 있었고 매순간 자신의 일상속에 파고들어 끊임없이 자극을 하는 도카를 마주하게 됩니다.

치히로는 실존하지 않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게 허무한 일임을 너무도 잘 알기에 마주하기 힘든 가공의 기억, 도카의 기억을 없애기 위해 레테를 다시 복용하려 하지만 그조차도 자꾸 미뤄지게 됩니다.

그러던중 술에 취해있던 치히로가 무의식상태에서 우연히 자신의 아파트 옆집에 사는 소꿉친구 도카를 만나게 되는데요.

의억속에만 존재해야하는 가상의 인물 도카가 어떻게 현실속에서 자신의 곁에서 머물며 헛갈리게 하고 있는건지 도통 이해가 되질 않았고 결국 선배 에모리의 말대로 가짜 도카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접근했을 거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지요.

여하튼.. 아무리 밀어내려 해도 현실속 가짜 도카는 그 순간부터 치히로의 집에 자주 나타나게 되었고 자연스레 20일정도의 짧은 여름방학도 같이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고 도카는 사라져 버려요.

치히로의 현실속 도카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요? 또 치히로의 기억은 가공일일까요? 실제 있었던 기억일까요? 

뒷부분에 도카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마지막까지도 무척이나 흥미롭게 전개되는 이야기였던것 같습니다.



자신의 과거가 머릿속에서 지워져도 슬프지 않을 삶이라면 정말 현재를 살아가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사실 저같은 경우 현재도 물론 중요하지만 오래전 추억들이 있기에 회상하면서 느끼는 행복감도 참 많은것 같거든요.

이 책의 주인공들의 삶을 보면 너무 안쓰럽기도 했고 참으로 안타깝기도 했었습니다.

과거의 행복했던 추억 하나 없고 또 주위에 자신을 생각해주고 위해주는 사람도 하나 없었기에 삶이 외로울수밖에 없었던 두 주인공을 보면서 그래도 지금의 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구나,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어 참 든든하구나 느끼기도 했었습니다. 

얼마 되지도 않은 짧은 만남이 저토록 애절하게 느껼수도 있구나 생각도 들었고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이 너무나도 돋보인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뒤틀린 과거의 기억을 가진 주인공 치히로와 도카의 짧고도 슬픈 사랑이야기를 그려낸 판타지 소설 《비록, 닿을 수 없는 너의 세상일지라도》였습니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 재미있게 읽을수 있으실거에요.



ㅡㅡㅡㅡㅡㅡ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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