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사람 별난 이야기 - 조선인들의 들숨과 날숨
송순기 지음, 간호윤 엮음 / 경진출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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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람들의 삶은 역사책에서도 물론 만날수는 있지만 사실 역사책에서 느껴볼수 없는 기이한 일들은 야담을 통해서 만나볼수 있는것 같아요. 야담은 왠지모르게 더 흥미롭고 짜릿할거란 느낌도 드는것 같은데요. 제가 이번에 소개할 책이 바로 조선시대를 살아왔던 사람들의 생생하고 기이한 삶을 만나볼수 있는 야담이 실린 책이랍니다.

경진출판에서 출판된 《별난 사람 별난 이야기 _ 조선인들의 들숨과 날숨》입니다.

표지부터 조선시대의 느낌이 확 풍겨 나고 참 고급지답니다.

1920년대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매일신보 기자이자 발행인 겸 편집장인 송순기는 1921년에 상,하권 총 107화로된 《기인기사록》을 야담집으로 간행했었으며 녹동 최연택이 《기인기사록 서》라는 책을 문창사에서 출판하게 됩니다. 이 야담집 중에서 조선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속에서 일어났을 법한 이야기와 우리에게 가치를 줄만한 작품 27편을 간호윤 작가가 선별하여 쉽게 풀어 엮어 만든 책이 바로 《별난 사람 별난 이야기 _ 조선인들의 들숨과 날숨》 이라는 책이라고 해요. '기인기사'라는 한자를 우리말로 옮겨서 책 제목처럼 별난 사람, 별난 이야기가 나오게 된거죠. 일제시대를 거쳐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들에게 이 책이 어떤 재미있는 스토리와 감동을 주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했었습니다.



차례를 보면 앞서말했듯 총 27편의 이야기 제목들이 보여집니다. 나중에 내용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스토리의 제목을 참 잘 지었더라구요.

첫 이야기부터 심상치 않더라구요. 시집온 첫날부터 잠만자고 빈둥거리는 며느리, 그 행태를 더이상 못보고 타박하는 시아버지, 그리고 재산을 불린다며 시아버지에게 자본금을 얻어 뭔가 큰 일고 꾸미고 남편에게 돈내기를 하라며 부추기는 아내, 그 말 곧이곧대로 따르고 결국 의병장까지 된 남편의 이야기가 참 흥미롭게 전개되었던것 같아요. 페이지수로는 6페이지정도 되긴 하지만 간결하게 전개된 이야기 속에서 시대 분위기도 충분히 느낄수 있었고 의병들뿐아니라 여성 전쟁 영웅의 이야기도 처음 알게 되어서 좋았던것 같아요. 물론 이 이야기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지어졌지만 야사이다보니 실제 기록과 차이를 보이기도 해서 다소 신빙성이 떨아지는듯도 했지만 현재로 보면 그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소설책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갈수 있는것 같아 재미있었고 좋았답니다. 이야기가 비교적 짧지만 그속에서 원저자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도 조금은 알겠더라구요. 다른 야사들 또한 읽으면서 옛 선조들의 발자취를 돌아볼수 있었고 재미와 감동, 그리고 우리에게 주고싶은 교훈이 무엇일까 생각할수 있도록 해주는게 좀 신선하기도 했던 책이었답니다.

중간중간에 신윤복처럼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나 인물화, 풍속화, 화조도, 초상화, 민화 등 다양한 그림들이 나오는데 조선시대를 알수 있는 작품들을 곳곳에서 만날수 있어서 좋았어요. 옛이야기이다보니 한자나 사자성어같은 어려운 용어들도 다소 많이 나오는데 익숙치는 않지만 사라져가는 우리나라 한자말도 배울수 있었고 실존인물같은 경우 그 인물에 대한 정보에 관해서도 파란 글씨로 쓰여진 설명이 자세하게 나와서 읽어나가는데 별 무리가 없었으며 이해하기도 쉬웠답니다.

한편한편이 짧아서 저같은경우 바쁜 와중에 끊어 읽으며 넘어가기도 좋았던것 같습니다. 2편에서 원수를 갚은 계집 종 이야기가 나오는데 원수를 갚는다고 사람을 죽여도 별일없이 지나가고 오히려 충성스러운 마음을 칭찬했다고 하는데 이게 실제 가능한 이야기인지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이야기들도 있더라구요. 거의 다수가 실존 인물들이 나오는데 그중 유명한 유성룡에 관한 이야기도 참 재미있었어요. 어리석게 보이던 그의 치숙의 지혜로 죽을위기도 넘기고 임진왜란을 담은 징비록 같은 책을 후대에 남길수가 있었습다고 합니다. 이런 야담이 아니면 어디서 이런 뒷이야기를 볼수 있을까요? 권선징악을 담은 이야기도 있고 이항복이나 바보온달 등 아는 이야기들도 나와서 반갑기도 했었답니다. 암튼 한편한편이 참 재미있었어요.

이야기 한편 뒤에는 간 선생이 전하는 [별별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야사와 관련된 여러 정보들을 주기도 했었어요. 야담속 주인공이 실존인물일 경우 그 인물과 시대 배경까지도 설명해주고 있었고 여러가지 지식들도 배울수가 있었어요. 인체라는 형벌도 나오는데 정말 무시무시했었고 흥부전에서 첩이 나오는 이야기 같은것도 새로웠답니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작가의 속마음이 어떠한지도 엿볼수가 있었습니다. 이부분이 참 재밌기도 했고 참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어서 혼자 풋~하고 웃기도 했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글귀 중 "말 한마디로 남에게 희망을 주기고 절망을 주기도 한다"라는 명언이 가슴에 와닿았어요. 여하튼 스토리도 재미있지만 교훈도 주는 저자의 별별이야기도 꼭 읽어보시면 좋을것 같아요.



조선인들의 별의별 사람들과 별나지만 특별하지 않고 구수한 이야기가 친숙하게 잘 그려진 《별난 사람 별난 이야기 _ 조선인들의 들숨과 날숨》을 통해 야담의 재미를 흠뻑 느껴볼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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