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벌써 한국전쟁 70주년이더라구요. 또 6월이 호국 보훈의 달이라고 하지요. 6월 6일 현충일과 6월 25일 6.25 전쟁, 그리고 6월 29일 제2연평해전까지 일어난 달이더라구요. 우리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념하기 위해 국가보훈처에서 6월을 호국 보훈의 달로 지정했다고 하는데.....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친 분들을 기리는 달 6월인만큼 그분들을 오래토록 기억하고 알아야 할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할 책은 올해, 그리고 이달에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랍니다. 6.25전쟁에 관한 그래픽노블 소설이에요. 책상통신에서 출판된《건너온 사람들》입니다. 전쟁의 바다를 건너온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요. 저는 소제목을 보고 배가 그려진 그림을 보니 흥남부두 철수작전이 딱 떠오르더라구요. 이 이야기는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중 남측의 국군과 연합군이 함경남도 항구도시인 흥남에서 후퇴하는 과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책 첫머리에 소개하고 있어요. 피란민 가족의 회고를 토대로 구성되어진 소설이랍니다. 아래 지도는 누군가의 기억을 토대로 그 고향을 그리며 그려진 도면이겠지요. 무려 7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잊혀지지 않는게 있는것 같아요. 내용속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하나의 나라가 둘로 나눠 싸우게 되었고 북쪽에 살던 사람들은 안전한 곳을 찾아 남으로 내려가게 되었어요. 곧 국군과 유엔군이 흥남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둠도 다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에 이모의 가족도 모두 황급히 피란을 떠나게 됩니다. 끓여놓은 망챙잇국은 입도 못댄채 덩그러니 놓인 밥상에서 수저들만 짐꾸려 넣고 추운 겨울에 그렇게 고향을 떠나게 되었답니다. 피란가는 길은 참으로 멀고도 험했어요. 가는 길에 인민군의 폭격도 있었고 억울하게 죽은 이들로 가득한 참혹한 현장도 봐야만 했어요. 무엇보다 아이들과 헤어질 위기도 여러번 겪어야만 했지요. 그렇게 어렵사리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수많은 피란민들이 승선을 하게 됩니다. 망막한 겨울 바다 위 한 척의 배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자그마치 이모의 가족들을 포함하여 만 사천여명이 된다고 하네요. 그들 모두는 고향을 떠나면서도 간절한 염원을 담아 '집에 가고 싶다!'를 외쳤겠지만.... 길어야 삼 개월이면 끝날거라 생각했었던 발걸음이 이제는 너무도 길어져 버렸어요. 누구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채 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채로 지금껏 멈추어졌답니다. 더이상 고향을 찾지 못하게 될거라는걸 상상하지도 못하고 남하해온 피란민의 가족들 모습을 바라보며 짠하기도 했었던것 같아요. 그리고 흑백사진처럼 펼쳐지다가 마지막 부분에 보이는 색채들이 참 인상적이었답니다. 결코 그들도 흑백으로 살지 않았으며 단지.. 그들의 삶의 깊이는 고통속에 물든 검은 색이었다는 사실을 작가는 잘 보여주고 있었답니다. 《건너온 사람들》은 한국 전쟁 70주년을 맞은 지금, 전쟁이 어떻게 삶을 바꾸었고 전쟁 후에는 어떻게 삶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의 기억속에서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이야기가 흑백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이야기로 담겨져 그 당시의 상황을 잘 전달하고 있었답니다. 무섭고도 아프지만 꼭 알아야하고 기억해야할 역사속 한켠을 만날 수 있었답니다. 연필과 먹그림을 통해 그려진 만화가 참으로 인상적이었어요. 한국전쟁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네요. 그래픽노블이라 빛바랜 사진첩을 보는듯 더 잔잔하게 전해졌던 멋진 소설이었답니다. 초등 고학년이상이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드립니다. 기적의 배를 타고 전쟁의 바다를 건너온 이들의 피란기가 담겨진《건너온 사람들》은 그 일을 겪었던 아이들,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반드시 해야 기억해야할 우리의 전쟁의 역사가 담긴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