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수건 개암 그림책 11
제성은 지음, 윤태규 그림 / 개암나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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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잊고 지내다가 문득 발견한 어떤 물건을 보며 잠시 추억에 잠겨 회상하는 경험이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다른 사람에겐 사소한 것으로 보일지라도 나에게만큼은 의미 있고 소중한 의미가 있는 물건이겠지요.

《춤추는 수건》은 한 할머니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수건들에 대한 이야기에요.


햇살이 따가운 8월의 한낮입니다.
김옥분 할머니는 수건이 가득 쌓인 빨래 바구니를 바라보아요. 깔끔하고 멋졌던 할머니의 남편은 기억을 잃어가는 병에 걸려 몸에 냄새나는줄도 모른답니다. 안타까운 할머니는 매일 수건으로 할아버지의 몸을 깨끗이 닦아주어요.



할머니는 마당을 내다보며 말합니다.
"오늘이.  ... 그날이로구먼!"
오늘이 낡은 수건 하나를 버리는 날이란 사실을 알고서 수건들이 들썩입니다. 자신이 버려질까 두려워 벌벌 떨고 있는 것이랍니다.



할머니는 끓는 물에 수건들을 넣고 삶은 후 꺼내서 빨래판에 치댑니다. 그리고 다 빨아진 빨래를 하나하나씩 빨래줄에 널면서 그 수건에 담긴 추억을 떠올립니다.  손녀의 돌 기념 수건, 아들 회사 창립기념 수건, 남편 회사 마지막 워크숍에서 가져온 수건, 할머니의 고희연 기념 수건 등 수건 한장한장에 소중한 추억들이 많이 담겨 있네요. 할머니는 빨래줄에 빨래를 널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함께 마당으로 나오지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버릴게 하나 없는 수건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요.



☆☆☆

빛바랜 수건에 새겨진 글자들을 바라보며 소중한 추억들을 떠올렸다던 작가에 의해서 탄생한 《춤추는 수건》 이랍니다. 물건 하나하나를 보면 그 의미가 다 있는것 같아요. 작고 사소한 것에도 누군가에게는 아주 커다란 의미가 담겨져 있을수도 있지요. 평소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수건속 글자처럼 말이지요.
 내 주위에 있던 사물 하나 하나가 다 존재의 이유가 있어 내 곁에 남이 있는것같아요.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생각없이 쓰여지고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 사물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할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쉽게 뭘 버리지 못하기에 저는 미니멀라이프를 꿈꾸기란 결코 쉽지 않네요.

 우리 어릴적과는 너무도 다르게 요즘은 너무도 쉽게 버려지고 잊혀지는 것 같아요. 아마도 풍족한 삶이 익숙해지고 너무 쉽게 구할수 있는 여건이 되어서겠지요. 우리 작은 아이의 경우를 보더라도 제가 보기엔 비슷한 물건이 분명 집에 있는대도 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가끔 새것을 고집하는 경우가 있답니다. 되도록 잘 설득하고 타일러서 기존에 있던 물건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얘기도 해봅니다. 아무런 생각없이 너무 쉽게 버려지는게 참 안타깝기만 하더라구요.
 비단 아이만의 문제는 아닌것 같아요. 저 또한 예전에 비해 쓰지도 않은 방치된 물건들을 한번씩 볼때가 있거든요. 신중하지 못한 구입이 결국 버리는 물건을 만든것이지요. 이번 기회에 반성도 해봅니다. (어쩌다보니 이야기가 산으로 간듯도하네요 ㅎㅎ )

저는 아이와 이 책을 읽고서 각자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도 찾아보았답니다.  큰아이는 여전히 애착토끼인형을 가져왔고, 작은아이는 백호랑이인형을 가져왔네요. 그 낡고 빛바랜 오래된 인형들이 아이들에게 각자 소중한 추억이 담겨 있어 다른 깨끗하고 예쁜 인형보다도 큰 의미로 다가가나보더라구요. 그리고 그 추억을 같이 공유할수 있어 참 좋았던것 같습니다.
《춤추는 수건》을 읽고서 아이들과 사소한 것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찾아가는 마음을 알려주게 되어 참 좋았던것 같네요.

일상에서 쉽게 버려질수 있는 사소하고 작은 것에도 소중한 추억이 깃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책 《춤추는 수건》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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