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랑 꽃상여랑

꼭두랑 꽃상여랑 ㅣ 풀빛 그림 아이 70
김춘옥 지음, 이수진 그림 / 풀빛 / 2019년 1월

어릴적 꽃상여 나가는 모습을 많이 봤었는데 이제는 사라진 문화가 되어 책으로 알려줘야한다는 사실에 조금 안타깝기도 하네요.
이웃들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돌아가신 분이 좋은 곳으로 가시기를 바라는 문화가 좋았던것 같은데 말이에요.

풀빛그림아이 시리즈「꼭두랑 꽃상여랑」은 죽음을 그리는 그림책이지만 그리 어두운 그림책은 아닌것 같아요. 이 책은 모든 생명이라면 언젠가는 맞이해야 하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 전통 장례 문화 그림책 「꼭두랑 꽃상여랑」이랍니다.

언덕배기 한쪽에 뿌리 내리고 사는 살구나무는 언덕배기 아래 외떨어진 집에 사는 명화와 친구사이에요. 명화는 오래토록 살구나무에게 찾아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갑니다.

그러던 명화가 살구꽃을 활짝 피운 어느날 꽃가마를 타고 훌쩍 떠나버리지요. 명화가 떠나고  긴 세월이 흘렀고 살구나무도 늙어 세찬 바람에 쓰러지고 말아요.

그리고 명화를 닮은 여자, 명화의 딸이 삶의 끝을 기다리며 쓰러져 있는 살구나무를 집으로 가져갑니다. 명화의 딸은 살구나무로 정성스레 꼭두인형들을 만들기 시작해요.

그리고 머지않아 명화 조카는 지붕으로 올라가 명화와 신랑이 혼례때 입었던 옷을 흔들며 북쪽을 향해 외칩니다.
"김명화, 복!복!복!"
"이만수, 복!복!복!"

명화 가족은 상복으로 갈아입고 조문객을 맞아요. 영정속 명화는 해맑게 웃고 있지요.

그리고 꽃과 살구나무 꼭두들이 장식된 꽃상여가 언덕배기를 오릅니다. 꼭두가 된 살구나무는 그토록 기다리던 명화와 함께 먼 길을 떠나게 되지요.

우리 아이들도 책으로 꽃상여를 봤다고 하네요.
왜 그런 문화가 있었는지 자세히 그려진 이 책을 통해서 설명해주었고 아이들은 이해를 쉽게했던 것 같아요.
전통장례문화를 그린 그림책은 처음 보는것 같은데「꼭두랑 꽃상여랑」는 죽은 이를 떠나보내는 정성어린 장례 의식을 잘 그려내고 있어요.  우리 전통 문화 중에서도 장례문화는 가장 정성을 다하는 문화였다고 해요.
우리 조상들은 죽으면 저승을 간다고 생각해서 멀고 험난한 저승가는길 외롭지 않고 무섭지 않게 정성껏 꼭두 인형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죽은자를 태운 가마도 그 어떤 것보다도 크고 화려하게 장식을 했고요. 
「꼭두랑 꽃상여랑」를 보면서 죽음을 그저 죽음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바라보았던 조상들의 모습들 또한 볼수 있었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