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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하나 ㅣ 너른세상 그림책
전현정 지음, 이유정 그림 / 파란자전거 / 2018년 11월
평점 :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은 싱은 우연히 다람쥐가 맛있게 먹던 빨간 열매를 텃밭에 가져와 정성들여 심고 가꾸어 어느덧 빨간 열매만 가득해져요.
이웃들도 다른 나무들은 모두 없애고 싱의 빨간 열매만 심지요.
언덕꼭대기 카말 할아버지네 텃밭만 갖가지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요.
텃밭이라기보다는 쓸모없는 잡초 덤불 같아요.
모두들 그런 텃밭을 비웃지요.
그러다 빨간 열매가 모두 말라 죽게되고 빨간 열매를 좋아하던 다람쥐들도 함께 사라집니다.
싱은 다시 산에 올라가 토끼가 먹던 파란 열매를 가져와 온 마을에 심어요. 파란 열매도 하얀 곰팡이로 인해 모두다 사라지고 이제 토끼들도 볼수 없게 되요.
싱은 딱따구리가 좋아하는 갈색 열매도 결국 이렇게 사라지게 만들어요.
자신의 선택이 잘못됬음을 깨달은 싱은 자신의 텃밭을 카말 할아버지의 텃밭처럼 가꾸게 됩니다.
카말 할아버지는 말합니다.
" 신 건 신 대로 까끌거리는 건 까끌거리는 대로 다 쓸모가 있지. 서로 어울려 살다 보면 더 강해지고 더 지혜로워지는 법이거든."
하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예전의 싱처럼 잘못된 길을 가고자 해요.
멈춰야할 때를 알지 못하는것 같아요.
☆☆☆
「열매 하나」가 뭐가 그토록 중요할까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고작 열매 하나일 뿐인데...
전현정 작가는 바나나멸종에 관한 뉴스를 접하고 이 그림책을 썼다고 하네요. 멸종될 위기에 처할뻔했던 바나나였지만 다행이도 병에 강한 다른 종이 개발되면서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바나나가 남게 되었다네요.
고작 바나나일뿐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거같아요.
우리에게 당장 유익한 단일품종만 개발되고 키워지게 된다면 그 개체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멸종 위기에 처할수도 있게 된다는 거에요.
「열매 하나」는 이처럼 우리에게 필요로 하는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쉽게 없애버리는 현대사회의 극단적 선택이 결코 옳지 않음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일례로 GMO(유전자조작식물들)이 많이 등장하는걸 보면 참으로 안타깝더라구요. 거대 식물들의 등장으로 더 강한 살충제나 화학비료가 쓰여지게 될거고 그로 인해 생긴 질병들은 어찌 헤쳐나가려 하는건지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이 심히 걱정되더라구요.
지금은 GMO 식품을 선택해서 가려 먹을수 있겠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잠식되어져 가고 있는 GMO 식품들을 나중에는 어쩔수 없이 먹어야 할때가 올까 두렵기만 합니다.
「열매 하나」는 이처럼 무너져 가고 있는 현 생태계에 대한 경고를 주는듯 합니다.
하나하나 모두가 쓸모가 있고 그 하나하나가 있어야만 생태계가 온전히 굴러갈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싱의 욕심으로 무너져버린 생태계였지만 결국 카말 할아버지의 깊은 뜻을 잘 헤아린 싱의 모습을 보면서 이젠 우리가 생태계의 경고를 잘 파악하고 살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