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 인생, 힘 빼고 가볍게
김서령 지음 / 허밍버드 / 2018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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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본인의 자서전같은 얘기를 내가 꼭 알아야 될 필요는 없을것 같고, 그들의 감성에 휩쓸리기도 싫었을까?
아무튼 그닥 에세이는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다.

요즘 책에 대한 편견을 깨보고자 내가 좋아하는 부류가 아닌 다방면의 책들을 마구잡이로 골라 보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내게 들어온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표지 그림부터 가볍게 읽을수 있을것 같은 편안함이 느껴졌다.
그런데....
 

 

또 다른 속 흰색 겉표지와 주황색 겉표지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주황색 표지를 겉표지로 만들수가 있으니 좋았다. 기분에 따른 표지 선택이 가능하다는~~)
이 책 표지부터 재미있었다.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제목만 보고 작가는 분명 사랑에 많이 데인 사랑얘기를 하는 젊은 사람일거란 착각도 했었는데 읽다보니 애엄마란 사실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었다.

여러 이야기들이 단편으로 구성된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는 마흔살이 넘도록 혼자 자유로운 삶을 살던 그녀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되기까지의 평범한 일상들을 잔잔하면서고 솔직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읽는동안 마치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듯 재미도 있었고 공감도 됐었다.
(에세이란 장르도 괜찮은데?^^)


열다섯 소녀시절을 읽어 내려가며 나의 풋풋했던 중학교 그 시절 수업시간에 하이틴로멘스 소설을 읽다 선생님께 출석부로 머리를 맞았던 한 아이도 떠올려보며 미소를 지었고,

학창시절 남들 다한다는 연애를 못해보고 중매로 만나 결혼한 나였기에 작가의 다양한 연애활동을 마냥 부러워하기도 했고,

훌훌 털고 자유롭게 여기저기 여행다니는 모습보며 신혼여행 다녀온 이후로 비행기한번 못타본 내 처지에 신세 한탄도 해보았고,

노처녀시절 들었던 주의 사람들에게 들었던 온갖 잔소리에 "나도 그랬는데~" 격하게 맞장구도 치고,

잔잔한 유머에 웃음도 짓고,

작가와 같은 나이대를 살아가는 나또한 양희은의 <내 나이 마흔 살에는>을 들으면 눈물이 찔끔 난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수 없었다.

소설가를 꿈꾸던 작가의 어린 시절을 보며 형편이 어려워 미대를 포기해야 했던 나의 고등학교시절도  그려보았고,

임신하고 양수검사를 하던 작가를 보며 우리 꼬맹이들이 배속에 있을 때 했던 양수검사와 더불어 감당하지 못할 아이가 태어났을때의 상황에 대해서 애아빠와 같이 나누었던 고민도 생각이 났다.


사랑이 전부였던 어린 시절인 그때는 정말 사랑이 전부인 줄 알고 살았을 것이다.
그런데 사랑만 눈에 들어오던 그 시절이 전부가 아님을 작가는 얘기하고 있는것 같다.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주위를 좀 둘러봐~사랑이 다가 아냐~~  그보다 썩 괜찮은 것들이 참 많은걸~~" 하며~~~

정말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이보다 더 값진 것들이 참 많다는걸 깨닫게 해주는것 같다.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를 읽으면서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속에서 가족, 친구, 이웃 등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통해 얻어지는 기쁨과 행복을 새삼 느끼게 된것 같다.

평범하지만 소중한 나의 삶,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았던 내 삶, 바로 내가 주인공이었던 내 삶을 찾아가는 시간이 되었던것 같다.

<인생, 힘 빼고 가볍게>


기억속에 묶혀두었던  옛기억을 소환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책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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