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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중력 - 사소하지만 소중했고 소중하지만 보내야 했던 것들에 대하여
이숙명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어떤 물건에 큰 의미를 두는 편이 아니었다.
당장 쓸모없겠다 싶으면 별 생각없이 재활용이나 일반쓰레기로 버려졌다.
그런데 애들아빠는 그렇지 않은듯 하다.
오래전 초등시절부터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물건들로 가득찬 소장품박스가 두어개 있다.
한번씩 꺼내보며 옛날을 회상하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심지어는 학창시절 봤었던 고서적들을 수집하기도 한다.
오래된 책냄새가 싫은 나하고는 참 다르게 그 냄새가 좋다고까지 얘기할정도로 추억의 물건에 대한 집착이 보인다.
초등저학년 아이 둘을 키우면서 유치원이나 학교, 방과후, 학원에서 만들어온 잡다한 물건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다.
애들 기억에서 좀 잊혀지는듯 한 물건들은 그애들 모르게 조용히 쓰레기통속으로 넣어 버리곤 했는데 애아빠는 그게 안되는 모양이다.
자신이 학창시절 갖고 놀거나 만들었던 물건들이 그립다며 우리 아이들도 그럴거라고 버리는걸 주저한다.
그러다 며칠전 너무 많은지 정리할때가 왔다고~~
과연 얼마나 정리 될지는 모르겠으나 오래된 물건에 대한 애착이 나보다는 분명 강한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사물의 중력」책을 처음 보고 읽기 전부터 이 책은 우리 애아빠가 읽어야할 책이 아닌가 생각하고 읽어내려갔다.

[사물의 중력] 제목만 봐서는 무슨 의미인지 알수 없었다.

겉표지 구석구석 써놓은 작가의 말들을 보니 무슨 얘기를 할것인지 조금이나마 짐작할수 있었다.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말하고 있다.
"짐과 집은 나의 삶을 한자리에 묶어놓는 닻이었고, 나를 현실로 끌어당기는 중력이었다." p.8
사물의 중력이란 의미를 얘기하는것같다.
물건과 나와의 관계가 중력처럼 작용한다는 작가의 발상이 재미있었다.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가득한 공간이 아닌 좋아하지 않는 것이 없는 공간을 만들기위해 자신의 많은 물건들을 최소한도로 정리하고 작가가 소유했던 물던들에 대한 기록을 여기 [사물의 중력]에 남긴다.
사소하지만 소중했고 ,소중하지만 결국 보내야 했던 작가의 여러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을 두고 살아가는 삶, 미니멀라이프!! 그게 작가가 원하는 삶인것인가~~
미니멀라이프가 얼마전 유행하기도 했었다.
그런 삶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없어서 생긴 불편함이 싫어 옆에 두고 있어야 마음이 안정되는 사람도 있는데 뭐가 옳은지는 각자가 판단할 몫이다.
여하튼...
작가는 삶을 살면서 가까이서 함게 했던 여러 의미있는 물건들의 삶, 가치, 최후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번씩 나의 입장을 돌아볼수 있게끔 질문아닌 질문을 던져준다.
그동안 갖고 싶었으나 굳이 돈주고 살 생각을 안 해본 쓸모없는 것들의 목록이라던지,
마지막까지 꼭 소유해야할 단 한개의 물건은 무엇인지,
제 역할을 충실히 하는 물건은 뭔지,
저렴하게 산 물건인데 나에게 그이상 가치가 있는 물건은 또 뭔지,
예전 그때 그 추억의 물건은 어찌 됐을지,
나의 자존감을 업시켜 주는 물건은 있는지....
작은 것에서부터 큰 물건까지 나와 함께 했던 물건들을 하나 하나 떠올려봤다.
그 물건들은 나도 모르는사이 처분된 것들도 있고 실증나 버린것도 있을것이며 아직도 함께 내 옆에 같이 살고 있는 물건이기도 하다.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재미가 제법 신선했다.
어제의 사물에서 오늘의 나를 발견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물건들에 대한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사물의 중력」을 읽어가면서
별생각없었던 물건들이 추억이 될수도, 새로운 가치가 될수도, 의미를 부여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크게는 나를 돌아보기도 했다.
살면서 가졌던 물건이나 버렸던 물건, 애착했던 물건들과 그와 함께한 추억들을 떠올릴수 있는 재밌는 시간이 되었던것 같다.
또 다른 특별한 추억을 간직할수 있게 「사물의 중력」책을 제공해주신 북라이프와 문충에 감사드린다.
(「사물의 중력」 책 또한 나에게 의미있는 사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