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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로 길로 가다가
권정생 지음, 한병호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8년 9월
평점 :

「길로 길로 가다가」는 「강아지똥」으로 유명한 권정생 작가의 시에요.
읽다보면 마치 권정생 작가가 들려주고 싶은 옛날 이야기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토리는 짧지만 왠지 긴 여운이 남더라구요.

귀엽고 사랑스럽게 생긴 꼬마 도깨비가 나와요.
길을 가던 이 꼬마 도깨비가 바늘을 주었는데 뭘할지 고민하다가 낚시대를 만들고 그 낚시대로 잉어를 낚아서 가마솥에 구워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도깨비랑 동물친구들과 나눠먹는다는 훈훈한 이야기랍니다.

권정생작가는 살아생전 인간과 자연의 공존, 함께 나누는 미덕 등을 강조하셨다는데 정말 그 마음이 보이더라구요.
나누는 행복이 무엇인지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표정을 보고도 느낄수 있어요.

배경도 따뜻한 파스텔톤이라 더 포근하게 다가왔어요.
글밥도 적고 반복되는 후렴구가 있다보니 영아들에게 읽어주기에도 좋을것같아요.
이제 막 한글을 읽기 시작하는 유아들도 부담없을것같구요.
그림책을 많이 봐야할 저학년도 가볍게 읽을수 있을것 같아요.

그림책 후반부에는 권정생작가의 친필원고가 나와있어요.
작가님의 글씨도 왠지 친근해 보이더라구요.
위 사진처럼 라임이 있다보니 노래로 불러도 좋은것 같았어요.
혹시나 이런 노래가 있을까 싶어 찾아봤는데 「길로 길로 가다가」제목으로 된 작자미상의 전래동요가 있더라구요.
그것도 초등1학년 2학기 <가을> 교과서에 수록이 되어있었다던데 우리 아이들은 왜 모르는걸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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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 바늘 뭐할까
낚시 하나 휘었지
휘인 낚시 뭐할까
잉어 한마리 낚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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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로 길로 가다가」의 시 전편을 실을순 없지만 위에서 보듯 시가 간단해서 우리 아이들은 금새 외워버렸답니다.
중독성도 약간 있는듯해요^^
여하튼
권정생작가는 작자미상의 이 「길로 길로 가다가」 동요를 우리 아이들이 더 이해하기 쉽고 재밌게 새로운 내용으로 이야기를 재창조하신것같아요.
도깨비 작가로 유명하신 한병호작가는 역시나 이 책에서도 귀여운 도깨비를 주인공으로 하였고 호랑이, 토끼, 까마귀 등의 동물들을 등장시켜 우리에게 친숙함을 주었어요.
「길로 길로 가다가」 는 우연히 도깨비가 주운 바늘하나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흐뭇하고 따뜻한 이야기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