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의 끝에 서라 - 우리가 놓치고 있던 가장 쉬운 창조법
강신장.황인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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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장 저자의 강연을 직장생활 초창기에 들은 후 난 암암리에 그의 팬 비슷하게 되어 있었다. <오리진이 되라>도 그래서 열심히 읽었고, 이번에 나온 책도 얼른 구해서 읽었다. <오리진이 되라>가 10년 넘는 내공을 응축한 종합선물세트라면, 이번 책은 거기서 좀 더 깊이 다뤄야 할 것들을 한 가닥씩 빼서 심화학습하는 첫 수업인 것 같은 느낌이다. 무게가 가벼워진 대신 시인과 공저를 해서 그런지 글은 훨씬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하긴, 이분은 워낙 강연을 재미있게 하기로 소문난 강연자였던 데다 예전 책도 예사롭지 않았으니 글에 대한 걱정은 처음부터 하지 않고 읽었다. 나는 상상력까지는 아니더라도 창조적인 능력이 어지간히 필요한 일을 하는데, 사주팔자에도 '창의적이진 않지만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고 나올 정도로 21세기 창조경제ㅋㅋ 시대를 살기에는 저주받은 스타일이어서 ㅠㅠ 이 책 한 권 읽으면 좀 나아지려나 하는 거창한 기대를 갖고 읽었다. 물론 책 한 권에 획기적으로 나아질 리는 없지만, 읽다 보면 뭔가 '어 그래? 그럼 나도?'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건 분명하다. 써먹느냐가 문제지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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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양장) - 제왕학의 영원한 성전 글항아리 동양고전 시리즈 2
한비 지음, 김원중 옮김 / 글항아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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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은 제대로 읽은 게 없다. 몇 년 전 신영복 선생의 <강의>를 읽을 때는 무릎을 몇 번이나 치면서 정말 훌륭하다고 감탄했더랬는데, 그래봐야 내 기억력은 한 달짜리여서 이제는 그 책에서 어떤 고전들을 다뤘는지도 가물가물하다. 이런 내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콩나물 키우듯 읽고 또 읽고 하는 것이다. 기억나거나 말거나, 읽다 보면 뭐 하나는 건지겠지 하는 심정으로 편안히. 

그래서 읽은 책이 나도 놀랍게도 <한비자>다. 지극히 권력지향적이고 지극히 패권적이고 남성적인 제왕학에 왜 내가 관심을 보였을까나. 그건 아무래도 최근의 내 복잡한 멘털의 문제이겠으나, 여튼 결론적으로 볼 때 읽기를 참 잘한 책이다. 1인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온갖 전략에 대해 다루는지라 읽다 보면 '내가 왕도 아니고 오너도 아닌데 이걸 왜 읽고 있지?'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 이면에는 체제에 대한 고민이 보이고, 제왕다운 제왕이 되기 위한 길을 제시하는 지혜가 보인다. 그래서 묘하게 배울 게 있고, 지금 내 위치에서 '그래, 이래야지~' 하고 공감하게 되는 부분도 종종 나온다. 한비자가 노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다룬 대목도 흥미로웠고. 번역이 너무 고루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것도 장점이다. 동양고전 번역을 아예 '시리즈'로 하셨던데, 몇 년 걸리면 동양고전들을 이 정도 깊이로 다 읽을 수 있을지 나로서는 가늠이 안 된다. 한 권 한 권 시간 날 때마다 읽어봐야겠다 싶다. 콩나물 키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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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는 용기 - 실존적 정신분석학자 이승욱의 ‘서툰 삶 직면하기’
이승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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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떠나보내기>와 <대한민국 부모>를 워낙 열심히 읽었던 터라, 신간 소식이 들리자마자 주저없이 사서 읽은 책. 두껍지 않은 분량이지만, 읽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그냥 상담사례를 쓰고 해석하는 책이 아니라, 남 얘기만 듣지 말고 내 안으로 깊이 들어가보라고 자꾸 나를 밀어넣는 책이어서. 나는 어떤 결핍을 갖고 자랐나, 나는 혼자서도 잘살 수 있는 사람인가, 나는 아이들 엄마가 아니어도 이 회사 팀장이 아니어도 나일 수 있는가... 평상시에는 꺼낼 엄두도 못해본 질문들이 페이지 갈피갈피에서 튀어나온다. <상처 떠나보내기>가 남의 이야기를 깊게 들려줘 감정이입하게 하는 책이었다면, 이번 책은 직접적으로 '나는 어떤지'를 집요하게 캐묻는다. 단정한 존칭으로 말을 이어가지만, 때때로 정곡을 찔린 듯 멈칫하게 되는 이유다. 작가가 책에서 힐링을 엄청나게 까대는데 ㅋㅋ 묘하게 그의 글 또한 마음을 가라앉히게 하는 힘이 있다. 포기하지 못해 아등바등하느라 흙탕물이 된 마음을 가라앉혀 본래의 맑은 마음, 내가 대면해야 할 것을 보게 한다. 그게 이 책의 힘. 내게 필요한 것은 그걸 대면하고 실행할 용기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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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탕 선녀님 그림책이 참 좋아 7
백희나 지음 / 책읽는곰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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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애들은 이제 각자 초등생이 되어서 그림책은 차츰 멀어져가는 추세인데, 조카애 선물한다고 오랜만에 유아서 매대를 기웃거렸다. 뭘 살지 모를 때 믿고 고르는 책이 백희나 작가의 책인데, 역시 이번에도 실패하지 않았다. 사실 저 할머니 선녀의 외양이 초큼 그로테스크하여, 까탈스러운 조카애 심기를 거스르는 거 아닌가 걱정도 했으나 기우였다. 마침 책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부록도 딸려와서 한동안 재밌게 갖고 놀기도 하고. 어쩜 이런 걸 하나하나 다 만들까 싶어서 매 페이지를 그냥 못 넘기는데, 그 와중에도 유머를 잃지 않는 작가의 감각이 좋다. 지난번 작가 인터뷰를 보니까 되게 섬세하고 진지하여 웃음기는 사실 별로 못 느꼈는데 반전이라면 반전~ 대중탕이라곤 1년에 두어 번 찜질방 목욕탕밖에 모르는 아이들에게 한번 대중탕 요구르트의 추억을 만들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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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하루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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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박완서 선생의 글을 접하고, 세상에 이런 엄정하고 단정하고도 정 있는 글이 있다니 싶어 놀란 지 얼마 안 돼, 선생이 가셨다. 그 뒤로도 게을러서 다시 읽으며 되새겨볼 생각은 못하고 지냈는데, 우연찮게 내 손에 들어온 이 단편집 덕분에 선생을 다시 만났다. 일에 치이고 정신은 한껏 예민해져서 어쩔 줄 모르던 때였음에도, 첫 장을 넘기자마자 시름을 잊고 새 세상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 <싱아>에서 읽어 익숙한 선생의 유년임에도 새롭게 다가오는 그 느낌에 출판사의 상술이고 뭐고, 아 정말 지금 이 책을 읽게 돼서 다행이다 하는 생각만 들었다. 그분도 전쟁을 겪고 한국에서 여자로 살면서 이런저런 고통의 세월을 보냈겠지만, 많은 이들에게 좋은 글을 읽힌 덕이 있다는 걸 아시고 너무 섧지 않게 가셨기를, 뒤늦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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