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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는 용기 - 실존적 정신분석학자 이승욱의 ‘서툰 삶 직면하기’
이승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상처 떠나보내기>와 <대한민국 부모>를 워낙 열심히 읽었던 터라, 신간 소식이 들리자마자 주저없이 사서 읽은 책. 두껍지 않은 분량이지만, 읽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그냥 상담사례를 쓰고 해석하는 책이 아니라, 남 얘기만 듣지 말고 내 안으로 깊이 들어가보라고 자꾸 나를 밀어넣는 책이어서. 나는 어떤 결핍을 갖고 자랐나, 나는 혼자서도 잘살 수 있는 사람인가, 나는 아이들 엄마가 아니어도 이 회사 팀장이 아니어도 나일 수 있는가... 평상시에는 꺼낼 엄두도 못해본 질문들이 페이지 갈피갈피에서 튀어나온다. <상처 떠나보내기>가 남의 이야기를 깊게 들려줘 감정이입하게 하는 책이었다면, 이번 책은 직접적으로 '나는 어떤지'를 집요하게 캐묻는다. 단정한 존칭으로 말을 이어가지만, 때때로 정곡을 찔린 듯 멈칫하게 되는 이유다. 작가가 책에서 힐링을 엄청나게 까대는데 ㅋㅋ 묘하게 그의 글 또한 마음을 가라앉히게 하는 힘이 있다. 포기하지 못해 아등바등하느라 흙탕물이 된 마음을 가라앉혀 본래의 맑은 마음, 내가 대면해야 할 것을 보게 한다. 그게 이 책의 힘. 내게 필요한 것은 그걸 대면하고 실행할 용기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