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콜라 쇼콜라
김민서 지음 / 노블마인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싫어하는 이름중에 '민서'가 있다. 이름은 예쁜데, 그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주변에 있었다. 참 밉상인, 그런데 쇼콜라폰당은 맛있다. 이런 어쩌나 읽어말어? 읽어나보지 머. 단순하게, 그렇게 읽게됐다. 표지만 보면 달달한 로맨스만 있는것 같지만, 거기에 인생의 깊이도 살짝 맛볼수 있는 깊이의 책이다. 아주 살짝.

 

  아린은 단희와 한 살 차이로 사촌관계다. 하지만 아린과 달리 단희는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에 취업을 했다. 어릴때부터 눈엣가시같은 존재. 그런 단희의 부모님(이모네)이 파리로 가는 바람에 단희는 아린의 집으로 들어와 동거동락을 시작한다. 말만 임용고시 준비생으로 주먹밥 알바와 그외 단기알바로 근근히 생활하는 아린은 단희와의 생활을 썩 못마땅해한다. 아린과 너무 다른 단희. 서로 친할듯 아슬아슬한 나날은 되어가고, 아린의 남자친구 우주는 아버지가 하는 당구장만 믿고 취업생각이 없다. 그리고 그 당구장에서 만난 마이클. 단희는 아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이클과 사귀게 되는데, 마이클이 갑자기 사라진다. 이때부터 난 추리소설인가 했다. 마이클은 왜 또…

 

  27살인 아린이 자신의 신세한탄을 하며, 늘 불평만 하고 사는 모습을 보았을때 많이 안타까웠다.
물론 27년 살고 현재가 가장 힘들다는건 이해는 하는데, 한번 해보고 입맛에 안맞는듯한 습관성 불만이 인상을 찌뿌리게 했다. 27살. 얼마나 아름다운 나이인가. 대놓고 못해도 다 이해해주는 나이고, 넘어져도 얼마든지 툴툴 털고 일어나면 된다. 반면 단희는 완벽한 자기관리로 실패란걸 모르고 살아온 완벽한 여자. 겉만 보면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완벽한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단희는 인간관계에 상당히 약하다. 회사에서도 은근 본인만 모르는 일들이 태반이고, 누구하나 커피한잔 하자고 권하지 않는다. 학교 다닐때까진 혼자라도 상관없는 사람이 많을것이다. 조금더 일찍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하려면 그런것 쯤 없어도 상관없다고. 하지만 사회에 나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핸드폰을 뒤져서 당장 만날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걸 깨달았을때, 고독감, 상실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괜히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가. 교류는 어떤 의미에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상대가 내 수준에 못미친다고 생각하더라도 말이다.

 

  "니들 인생에 반전이 있는 줄 알아? 어른 되면 다 폼 잡고 멋지게 살게 될 줄 알지? 웃기지 마! 열네 살이나 스물네 살이나 인생다를거 없어. 지금 이 코딱지만 한 학원에서 문제집으로 종이비행기나 접는 너희들, 미래에 누구 밑에서 일하게 되고 누구한테 취직시켜달라고 매달리게 되는 줄 알아? 2개국어 하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피 터지게 공부하는 너희 또래 모범생들이아. 이 열등생들아! 지금 이 따위 성적과 이 따위 수업 태도로 선생 같잖게 보는 너희들 내 나이 돼서 그때 내가 왜 공부 안 했을까 땅을 치면서 후회할 거다. 명심해! 너희 인생의 구덩이는 너희가 파는 거야. 그리고 너희 대부분은, 쓰리잡이나 뛰어도 한 달에 백만원 벌기 힘든 나날을 보낸 후에야 부모가 왜 그렇게 공부 좀 하라고 애원했는지 절실히 깨달을 거다. 내가 지금 이렇게 지랄을 해 봤자 너흰 알아먹지 못하겠지만. (199)"

 

  마이클을 찾아나서면서 아린과 단희는 친자매처럼 의기투합한다. 내일처럼 발벗고 나서주는 아린이있어 단희는 행복하다. 사람은 하나쯤은 잘 하는게 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하질 않는가. 그런 능력은 알게모르게 다른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아린과 단희처럼 말이다. 변화는 그렇게 시작되는 것. 알게모르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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