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선물

방정환 동화집 ㅣ 처음어린이 5
방정환 지음, 한국방정환재단 엮음, 최철민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9월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우리 반에서 아니 전교에서 일등하는 아이가 들고 다니던 책이 사랑의 선물이다.  집에 책이 별로 없던 난 그 책이 참 궁금했다. 단지 방정환 선생님이 쓰신 책이란 것만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이 책을 손에 들고보니 갑자기 그 시절의 생각이 문득 난다. 그 여자 아이는 지금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단지 중학교때 서울로 이사를 간 것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키가 작고 통통한 여자 아이 책도 많이 보고 공부도 잘했던 아이였다.
 
소파 방정환 선생님을 작가 노경실 님은 어린이들의 영원한 친구, 동화의 아버지라고 했다.이 동화집에는 방정환 선생님의 작품 중에 그동안 발간된 단행본에 수록되지 않았던 동화 5편을 새로 묶어 처음읽는 새동화로, 오랫동안 읽혀 온 동화 6편의 단편 동화를 묶었고, 장편으로 칠칠단의 비밀이 실려 있다.

 때론 동화를 읽으면서 어른이지만 어쩌면 이런 동화를 다 쓰셨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돈벼락과 의좋은 내외는 아이에게 읽혀도 좋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좋은 동화다. 내용이 간결해서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 아이들에게 지식을 머리 속에 넣어주기 이전에 아이들에게 지혜를 머리 속에 넣어 주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의좋은 내외는 뭐든 남편의 말을 믿어 주는 아내가 있어 행복한 남편의 이야기다. 솔직히 요즘은 남편의 처진어깨를 보면 가장 격려해주고 힘이 되어 주는 말을 해 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해 주지 못하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말이다. 이제부터라도 남편이 하는 일이 꼭 옳지는 않더라도 때론 믿고 힘을 주는 말을 해 주는 아내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나 자신이 무슨 이익이 되는지 내게 이익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를 더 많이 따지게 되는 것이 세상 사는 이치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세상에는 자신이 이익이 아닌 때론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그것이 다른 사람을 위해 때론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임을 잊고 지냈다는 것을 알게 해 주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힘들었던 시절은 있을 것이다. 그 시절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고들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선생님은 들려주시고 33세의 나이로 떠나시면서도 ’어린이를 두고 가니 잘 부탁하오’라는 유언을 남기셨단다. 선생님의 일평생 어린이만을 생각하며 살다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