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 맞다와 무답이 담쟁이 문고
최성각 지음, 이상훈 그림 / 실천문학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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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는 어릴 때 집에서 닭을 키웠는데 닭에게 모이를 주다가 물을 담아 놓은  분유 깡통에 찔려서 무릎에 피가 났지요. 그래서 아직도 그 상처가 남아 있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서 아파트에 살면서 유치원에 다닐 때 색색깔로 물들인 병아리 3마리를 사달라고 졸라서 집에서 1개월 동안 키운 적이 있어요. 아이와 놀이터에 데려 가서 놀고 오기도 하다가 한 마리는 죽고, 두 마리는 시골 친정집에서 키우게 했어요. 그때 울 병아리들 이름이 초록이, 분홍이, 노랑이였답니다. 문득 이 책을 덮자 그 병아리들 기억이 나네요. 

거위 이름이 맞다와 무답이. 이름을 짓는 일은 참으로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새끼거위들에게 이름을 지어주자 그 녀석들과 우리는 더욱 가깝게 느껴졌으니까요. 작가는 이렇게 말해요.

 저는 거위를 키워 본 적도 없고, 주위에서 거위 키우는 걸 본 적도 없어요. 하지만, 거위를 키우게 된다면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도시에선 너무 시끄럽게 소리지르는 거위를 키우기는 힘들 거란 생각이 드네요. 이담에 언젠가 시골에 집을 마련하게 된다면 거위 한 번 키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작가가 2년여 시간 동안 키웠던 맞다와 무답이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작가는 자신의 아이에게도 손수 먹거리를 장만하지 않았는데 맞다와 무답이를 만나서 겨우 철든 아버지가 된 듯하였다고 했지요.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키운 거위들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거위와 오리를 자세히 살펴 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작가는 오리의 걸음걸이가 우스꽝스런 반면, 거위의 걸음은 평화롭고 안정되어 보여 늠름하다고 하네요. 거위에 대해 잘 몰랐던 것들을 거위에 대해 들려 주시는 이야기를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거위의 먹이며 적이며 자연스럽게 거위의 생태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어요.

 지금은 자작나무 아래에서 편히 쉬고 있을 맞다와 무답이. 그리고, 사람이 아닌 자연과 사물인 새, 돌멩이, 풀, 골목길, 갯벌의 조개, 꽃, 지렁이, 자전거'등에게 풀꽃상을 드린 풀꽃세상. 이 세상의 아름다운 환경과 생태계는 우리 모두가 함께 보호하고, 가까어 나가야 더 의미가 있지 않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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