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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 그랬어 65호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지음 / 고래가그랬어 / 2009년 4월
평점 :
대부분의 어린이 잡지에는 화려한 그림과 교육적인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이 잡지에는 아이들의 토론과 아이들의 생각, 아이들의 고민과 아이들의 비밀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참 좋았어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친구라는 한자 대신 동무라는 우리 말 호칭을 사용했고, 삼촌과 이모 등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호칭으로 바꾸어서 아이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책과 가까워 지도록 바꾼 것도 다른 잡지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하고 신선한 느낌이다.
’멋지게 살고 싶어요’라는 고민을 하는 동무의 고민을 초등학교 선생님인 김현정 이모가 상담을 해 주셨는데 가명으로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고민을 틀어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고민하는 자람이’는 어른인 내가 읽어보니 아이들의 고민, 아이들의 세상과 아이들을 이해하는 데도 조금 도움이 되었다. 아이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때론 엄마가 학교에 오는 걸 부끄러워하는 아이가 많은데 그건 엄마와 동무의 엄마를 비교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또래 엄마보다 나이가 많아서, 뚱뚱하고 못생겨서 학교에 오지 말라고 그런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니 그 아이 엄마는 충격을 받아서 살을 빼기도 했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편리함 때문에 하나 둘 늘어난 자동판매기 이야기를 ’편한 게 과연 좋기만 한 걸까’에서는 일본의 자판기 문화를 보면서 우리 나라도 자판기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동네 구멍가게와 자판기 중 더 많이 이용하는 쪽이 더 오래 옆에 있게 된다는 말에 섬뜩했다. 어른인 나도 구멍가게를 언제부턴가 싫어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구멍가게엔 가끔 유통기한이 지난 과자나 요구르트 같은 것들을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긴 머리카락을 하고 다니는 것과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니는 것을 경범죄로 다스렸다고 한다. 들은 기억이 있긴 하다.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이 군인이어서 짧은 머리를 좋아했나 보다. (경찰이 긴 머리를 잘라준다고?) 그건 우리가 중, 고등학교에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언젠가 자로 머리카락 길이를 재어보고 긴 아이들 머리는 가위로 싹둑 잘라 버렸으니까. 아참, 남자 아이들은 고속도로를 만들어 버려서 모자를 쓰고 다니는 아이도 있긴 했다.
그런데 그게 1895년 단발령과 연결되어 이야기가 이야기가 전개되니 좀 재미있긴 해. 요즘은 파마도 하고, 참 자유로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의 성공에 대한 토론도 꽤 진지했다.
아이들의 성공에 관한 이야기, 꿈을 이루면 그게 성공이라 생각한다는 혜린이, 성공하려고 양심에 털난 사람도 있다는 현준이, 사회에서 성공을 강요하는 것 같다는 찬희 . 성공에 대해 생각해 보고 진정한 의미의 성공에 대해 아이와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