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시계의 비밀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10
고수산나 글, 송효정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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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뻐꾸기가 탁란(托卵) -스스로 둥지를 만들지 않고, 다른 종류의 새 둥지에 알을 낳는다.-하는 새인 줄은 몰랐는데 이 책에서 알게 되었어요.
뻐꾸기 시계에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지 사뭇 궁금해지기도 했지요.

"은솔아, 진정해.... 나는 둥지를 만들 줄 모르고, 알을 품는 방법도 몰라. 그래서 개개비에게 알을 맡긴 거야. 개개비가 나 대신 알을 품어 준 덕에 꾸꾸가 태어났지. 개개비가 꾸꾸를 자기 새끼처럼 잘 보살피고 있어." 
라고 말하는 뻐꾸기의 말에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첫 아이를 낳았을 때 아주 조심스럽고 그랬던 기억과 알을 품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다른 새에게 위탁을 한다는 뻐꾸기의 변명이  왠지 이상하기도 하고, 무책임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은솔이는 어떤 기분일지 이해가 되기도 했구요. 
지원이는 은솔이가 가엾고, 엄마가 자신을 보육원에 맡긴다면 너무너무 슬플 거라고, 엄마, 아빠, 지민이와 함께 사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했어요.

이 이야기에 나오는 은솔이는 다섯 살때  보육원에 맡겨졌어요. 딱 한 시간만 있다가 온다고 했던 엄마를 늘 기다리는 초등생 여자 아이. 어린이날 선물로 들어온 뻐꾸기시계의 뻐꾸기가 은솔이와 새들의 나라로 여행을 가요. 저도 언젠가 뻐꾸기 시계 속의 뻐꾸기가 실제로 뻐꾹뻐꾹하는 뻐꾸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거든요.
뻐꾸기가 자기 새끼인 꾸꾸를 찾으러 새들의 나라에 갔는데 그 곳에서 꾸꾸를 만나요.
"난 엄마를 만나서 따질 거야. 왜 나를 버렸냐고. 다른 새들은 자기 엄마랑 자기 둥지에 사는데, 왜 나만 남의 둥지에서 자라게 만들었느냐고 말이야." 
" 사실은...미운 엄마지만 정말 보고 싶어. 딱 한 번만이라도 봤으면 좋겠어. 나는 엄마 얼굴도, 목소리도, 아무것도 모르잖아."
꾸꾸의 말에 은솔이의 마음도 원망과 그리움 두 가지가 같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꾸꾸를 살린 것이 뻐꾸기란 것을 알고 난 은솔이의 마음은 참 복잡미묘할 것 같아요.
시계 속에서 시간 맞춰 우는 새가 왜 하필 뻐꾸기일까요? 다른 새도 많은데 말이죠.
이 책을 읽고나니 그 물음에 대한 답이 해결 되더라구요.
궁금하신 분들 읽어 보세요.
아름답게만 느껴지던 뻐꾸기 시계 소리가 이젠 구슬프게 들릴 것 같아요.
어미 뻐꾸기가 새끼 뻐꾸기 꾸꾸를 부르는 "뻐꾹, 뻐꾹 ....." 소리.

은솔이처럼 마음의 상처를 가진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주고 보듬어주는 글인 것 같아요. 은솔이와 꾸꾸 같은 아픔과 슬픔을 겪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들을 대할 때 우리 어른이나  그런 친구를 둔 아이에게도 그들에게 마음을 열고 대할 수 있게끔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동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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