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뚱이의 우리는 이렇게 놀았어요
오진희 글, 신영식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짱뚱이의 입학식은 초등입학식은 나의 입학식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입학을 하던 학교는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라 부르지만 그땐 그렇게 불렀다) 다.
 입학식 날 저마다의 왼쪽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그렇게 입학식을 하러 간 것 같다. 그 시절을 돌이켜 보면 나  또한 공부엔 별 관심이 없었다. 여름방학 때면 동네 언니들과 모여서 공깃돌을 주워 모아서 살구받기를 했고, 냇가에 가서 작은 피래미 같은 것들을 신발에다 잡아 모으기도 했고,  가끔 여름 방학때는 여름 성경학교라는 곳에도 갔다. 그 땐 교회에 가면 밥도 주고 학용품도 나눠 주고, 거기다 영화(종교 영화였던 것 같다)도 보여 주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말리는데도 저녁 늦게 동네 언니 오빠들과 모여서 이웃 마을로 가기도 했다. 겨울이면 자치기도 즐거운 놀이였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받아쓰기 점수도 형편 없었고, 구구단을 외우지 못해서 남았던 나였지만, 중학교 반편성 시험에선  전교 석차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갔으니 큰 아이가 성적이 좋지 않아도 그리 맘쓰이지 않는다. 오히려 건강하고 밝게 잘 자라 주는 것이 고맙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도 아이들은 겨울이면 살이 터서 쩍쩍 갈라지기도 한 머시마(남자 아이들을 그렇게 불렀다)들과 머리에 이가 부글부글 한 가시내(여자 아이)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채변 봉투에 대한 기억도 이 만화에 나오는 이야기와 엇비슷하다. 변을 담아 학교에 가져 가야 했는데 인변대신 고양이가 개의 변을 가져간 아이도 있었고,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의 변을 가져다 내는 아이들도 있었다. 지금이야 웃어 넘길 일이지만 그당시 그런 꾀로 선생님을 속이는 아이들도 제법 있었다. 그런 친구들은 지금쯤 어디서 다 무얼 하고 있을까?

 학교에서는 쉬는 시간이면 고무줄 놀이가 젤 인기가 좋았다. 고학년이 되면서 여자 아이들도 말타기를 언젠가부터 재미있어했다. 가끔 그걸  지켜보던 담임 선생님께서는 여자 아이들이 그런 걸 하냐며 나무라셨다.

 지금의 아이들은 먹을 것도 많고, 과자도 흔하지만, 그땐 어쩌다 명절에 오촌 당숙이나 일가 친척이 사다 주시는 종합 선물 세트가 유일하게 맛나고 탐나는 과자였다. 그래서 명절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되기도 했던 시절이었으니까.

 난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독서 위원을 한 적이 있었는데 우리 반에 부반장 여자 아이가 너무도 부러웠다. 그 아이의 집에는 책이 정말 많다고 했다. 그것도 세트로 있다고 그 집을 다녀온 아이들의 말에 의하면 그랬다. 난 독서 위원이었지만 우리 집에는 내가 갖고 싶은 책이 없어서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다. 난 그 아이가 공부를 전교 1등하는 게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 아이의 책장이 부러웠다. 가끔 두 오빠들에겐 책을 사주기도 했지만 나에게까지 참고서도 아닌 다른 책들을 사 줄 여유는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사 주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백일장이나 학교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받아 가면 부모님들은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을 하시곤 했다.

  언젠가 나보다 나이가 한 살 많은 동네 언니와 말다툼을 하다가 머리를 쥐어 뜯고 학교 갔다오면서 싸운 적이 있다.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땐 시골에선 나이 한 두살쯤은 친구처럼 지냈다. 몇 년 전에 우연히 같은 아파트에 살게 되었는데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모두가 지난 일이란 듯 한아파트에서 사이좋게 지냈다.

짱뚱이의 학교 생활을 읽다가 보니 지난 시절 나의 학교 생활이 스치듯 지나간다.

지난 시절 그리운 놀이들이 하나하나 그려진다.

 

[출처] 짱뚱이의 학교 생활|작성자 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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