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뚱이의 나의 살던 고향은 신영식 오진희의 고향 만화 1
오진희 지음, 신영식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짱뚱이랑 놀 사람 여기 붙어라>를 통해 본 짱뚱이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먼저 접한 나에게는 이 짱뚱이란 소녀가 내 마음 속 한 켠에는 잃어버린 어린 시절 속으로의 여행을 돕는 그런 존재였다.
 <짱뚱이의  나의 살던 고향은 >의 겉표지와 등장인물 등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흑백의 만화로 채워져 있어서 1970년에 어린 시절에 읽었던  어깨동무 같은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 만화의 주인공인 짱뚱이의 어린시절도 1970년대라 내가 자란 시절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다. 초등 2학년인 우리 아들이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뭔지는 몰라도 아이에게는 없는 어린시절이었지만 그런 삶을 때로는 동경하는 아이에게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시골의 풍경과 모습, 물질보다는 인간적인 감성과 사랑이 우선하는 공부보단 놀이가 더 좋은 지원이에겐 더없이 가져보고 싶은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학교 갔다 오는 길에 10원을 넣고 뽑기를 하면 동글동글한 콩알 모양의 과자가 몇 개 조르르 나오고, 쫄쫄 찢어서 먹는 쫄쫄이와 아폴로 라는 빨대 모양의 불량식품 과자 등 적은 돈으로도 행복했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던 것 같다.

옥수수며 고구마도 빼놓을 수 없는 간식이었다.모깃불 피워놓고 대청에 모여서 먹는 옥수수의 맛이란 도시의 가스불위에 삶은 옥수수맛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났다.

 시골의 가을 운동회는 말 그래로 잔치 같았다. 이웃이며 친척이며 다 같이 가서 흥겹게 응원도 하고 즐거운 시간이었고, 엿 장수 아저씨의  가위질 소리는 언제 들어도 정겨웠다. 어쩌다  엿을 바꿔 먹을 수 있는 날은 횡재한 느낌이 들었고, 정말 엿은 꿀맛이었다.

   비가 오면 연잎을 머리에 쓰고 집을 향해 뛰어 본 적도 있다. 비 온 뒤엔 동그르르 물구슬이 굴러다니는 모습을 보면 어찌나 신기했는지 모른다. 짱뚱이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짱뚱이는 토란잎을 쓴 것 같다.

 어린 시절 내게도 장날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이 하나 있다. 언니인 나는 동생보다 새 옷을 많이 사 주셨다. 내가 입은 옷은 여동생에게 물려 줄 수 있으니까. 장날이면 동생과 나는 엄마 따라 장에 가고 싶어 했다. 엄마는 나만 장에 데려 가서 옷을 사 주셨다. 어쩌다 새 옷을 사게 되면 동생은 색깔만 다른 옷을 사 달라고 졸라서 쌍둥이처럼 같은 신발, 같은 옷을 사 주기도 하셨다. 비싼 옷은 아니었지만, 새 옷을 입는다는 것은 나에게 조금 특별한 의미였던 것 같다. 차를  탈 일이 별로 없었던 나는 어쩌다 엄마와 장에 가기위해 버스를 타고는 멀미를 한 적도 있었다.

  가난했지만 먹을 게 생기면 이웃에도 나눠주고 서로서로 오가는 정이 많았던 시골의 그 때는 어쩌면 짱뚱이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의 고향이 아닐까.

 시골이나 도시나 할 것없이 예전보단 살기는 좋아졌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것 같다.짱뚱이와 함께 어린시절 고향 속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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