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검정 고무신 12 - 기브 미 쪼꼬렛 ㅣ 검정 고무신 12
도래미 지음, 이우영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검정 고무신은 우리 세대는 아니지만 나의 부모님 세대에서 즐겨 신던 신발이다.우리 세대에도 그런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 좋을만큼 대학 다닐 때 늘 밀짚 모자와 얀 고무신을 신고 다니던 남학생들이 몇 있었다.
언제부턴가 검정 고무신 대신 운동화가 우리들 세대를 메우기 시작했지만 어린 시절 부모님께서 즐겨 신던 검정 고무신은 나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
검정고무신은 어렵고 힘들었던 세대의 상징처럼 보인다.
초등생 기영이는 장난꾸러기에 말썽쟁이지만 때론 생각도 깊고, 어려운 친구를 도울 줄도 아는 밝고 명랑한 귀염둥이다.기영이네 학교 생활과 기영이네 가족,기영이의 친구들이 그려내는 어려웠던 지난 시절의 이야기가 슬픔과 아픔이라는 단어보단 가슴시린 잔잔한 감동으로 내 가슴에 다가왔다.
내가 학교 다닐 때도 정말 소풍이나 운동회 날에는 왜 비가 오는지 그게 정말 의문이었다.그런데 그 때 아이들이 했던 말이 소사 아저씨께서 구렁이를 죽여서 그래서 좋은 날만 비가 온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그런데 정말일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내가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그 당시엔 급식대신 도시락이란 것을 싸 가지고 다녔는데 꽁보리밥이란 것을 싸 가지고 다니는 아이들도 있었다.먹는 것이 지금처럼 풍족하지도 못했던 시절, 중학교도 졸업을 하지 못하고 고무신 공장에 가서 돈 벌러 가는 친구도 있었다.이 이야기는 더 힘든 시절의 이야기다.
지금처럼 초클릿도 마음껏 먹을 수 있고,모든 먹거리가 풍족한 시절에 사는 아이들에게 기영이와 기영이 친구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는 인간적인,아이다운,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다.지금 세대에도 가난해서 공부를 다 마치지 못하는 아이도 있고, 밥을 하루 세끼 다 챙겨 먹지 못하는 친구들이 살고 있으니 말이다.꼭 지난 세대에 국한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여기서도 자는 나쁜 사람으로 그려졌다.부자가 천당에 가는 건 낙타가 바늘 구멈을 찾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했던가.가진자에 대해 우리는 언제나 부정적인 시각이었던 것 같다.언젠가는 부자들도 세상에 좋은 일을 많이 해서 예전에 최부자집 같은 그런 사람이 세상의 사람들에게 빛과 희망을 선물하게 되기를 빌어본다.
읽고나서 초등 2학년인 아들에게 내밀었더니 아이도 재미있게 읽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