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읽는다 한눈에 꿰뚫는 중동과 이슬람 상식도감 지도로 읽는다
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 안혜은 옮김 / 이다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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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이후, 중동 지역의 정세는 국내외 모두 불안정하고 작년 이슬람 무장단체 IS의 마지막 근거지였던 바구즈까지 잃게 되면서 와해된 것으로 보이지만 오랜시간 부족간의 종파간의 세력다툼이 있어왔던만큼 여전히 중동지역의 정세는 불안정하다. 이런 중동지역의 정세는 비단 요 몇 십년간 꾸준히 분열과 대립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이런 분열과 갈등의 모습은 오랜시간 역사적으로 이어져 온 것임으로중동의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선 중동 지역의 역사와 세계 속에서 중동 지역신들의 기원과 그 뿌리부터 깊어가야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는 이에 대하여 예로부터 동양과 서양을 연결하던 중동지역과 복합적이고 광활한 지역에 걸쳐있는 이슬람 세계에 대하여 4대문명의 발상부터 출발하여 오스만제국, 1.2차 세계대전과 현재 다양한 이슬람 과격파의 출연까지 지도를 통해 다양한 역사적 흐름을 짚어보며 심층적인 중동지역을 설명한다. 중동지역을 흔히 떠올릴때 이슬람 나라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중동 지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반적으로 쓰이게 된 국제 정치상의 지역 개념으로 지도상에서는 동지둥해에서 페르시아인까지의 아시아 중서부 지역을 말한다. 그에반해 이슬람 세계는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동남아시아까지 이른다. 그래서 중동 국가는 곧 이슬람 국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유럽의 국가나 민족이라는 개념이 들나오기 전까진 중동은 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가 공존했던 지역이다. 그 예로 레바논 국민의 3분의 1은 기독교인이고 이집트와 시리아 역시 국민의 10퍼센트가 기독교인이고 이슬라엘은 국민의 대다수가 유대교인이다. 


이 책에서는 중동의 역사와 이슬람 세계를 다루면서 크게 이란인, 아랍인, 투르크인으로 나누고 총 여섯시대로 나누어 중동지역의 지리와 문화 종교 등을 설명한다. 중동의.주요 민족인 이란인, 아랍인, 투르크인을 축으로 그들이 다른 외지에서 중동의 중심주러 이주해 주요민족이 되었는지는 국가 단위의 민족이 아닌 이슬람교와 부족의식 등으로 뭉쳐 세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중동 여섯시기는 문명의 탄생과 중심세력이었던 이들이 바뀐 양상에 따라 구분하며 현재 중동의 혼란 시대까지 영프가 식민지 지배에서 물러나며 버러지는 질서의 개편에 대하여 쉽고 시각적인 이미지로 핵심적인 내용들을 통시적으로 다룬다. 평소 중동 지역의 이슈들이 복잡한 정세 탓에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중동지역의 역사를 이해하고나니 현 중동의 시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중동지역을 둘러싼 세계사 맥락을 이해해 국제 질서들을 잘 파악하고 세계 이슈들을 잘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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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유성의 인연 1~2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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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저 별똥별 같다.˝


˝정처없이 날아갈 수밖에 없고, 어디서 다 타버릴지도 몰라. 하지만 ......˝

고이치는 잠시 틈을 두었다가 말을 이었다.

˝우리 세 사람은 이어져 있어. 언제라도 한 인연의 끈으로 이어져 있어. 그러니까 무서울 것 하나도 없어.˝ -p.88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언제나 견디기 어려운 슬픔이다. 더구나 가장 많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했던 가족의 죽음이라면 과연 죽음 앞에서 우리는 의연할 수 있을까. 또한 사랑하는 가족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범인에게 살해당했다면? 아마 남은 가족들은 그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범인을 찾을 때까지 결코 죽음에서 벗어날 수도 털어낼 수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히가시노 게이고로 자국인 일본을 넘어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미스터리 소설가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항상 출간마다 화제가 되며 지금까지 그의 작품만 해도 열 손가락을 접고도 남는다. 나역시도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소설을 좋아하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그의 작품들 중 가장 서정적이라고 생각되는 ‘유성의 인연‘은 언제봐도 사랑스럽고 안쓰럽다.




[유성의 인연]은 한국판으로 출간된지 10년만에 전면 개정되어 출간된 작품으로 이 작품을 좋아했던 한 사람으로서 전면 개정판이 이전판보다 훨씬 퀄리티도 좋고 표지도 감성적이라 요번에 현대문학출판에서 신경을 많이 썼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성의 인연은 가장 잔혹한 운명을 맞이한 세 사람이 사건의 진실과 복수를 위해 벌이는 사기극이자 치유극으로 미스터리 장르라는 특성상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쫓지만 그 과정에서 잔혹한 운명보다 더 아린 사랑이 여운을 남기는 서정적인 매력을 가진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은지는 좀 오래되긴했지만 소설을 접했던 때가 중학생 시절이라그런지는 몰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유키나리와 시즈나의 이야기가 사건의 전말보다 더 인상깊게 남아있다. 아마 시즈나가 그 가게를 나선 날 유키나리를 만났던 그 순간부터 어쩌면 모든게 운명이라는 실타래에 엉켜있었을 지도 모른다. 1권 마지막부분에 시즈나의 속마음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시즈나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었다. 유키나리는 지금 자신에 대해 묻고 있었다. 가짜 이름이 아닌 본명으로 부르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만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있는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것이 견딜 수 없이 기뻤다. -p.310

 

 



또한 2권 중반에 유키나리와의 이별을 혼자 준비하며 유학을 간다는 거짓말을 하며 유키나리의 집에 가는 도중에서도




지금 정말로 연인의 집에 가는 길이라면 얼마나 흐뭇하고 설레는 마음이었을까, 하고 시즈나는 생각했다. 처음 만나는 그의 어머니에게 예의 바르게 대할 수 있을지, 은근히 걱정하고 긴장했으리라. 하지만 지금 그녀의 심경은 그런 것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었다. 긴장은 하고 있지만 그건 오빠의 지시대로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의 일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리고 그와의 이별을 생각하며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을 뿐이었다. -p.144

 

 



그런데 요번에 다시 이 책을 읽어보니 두 사람의 사랑만큼이나 좀 더 이 작품이 가지는 시사성에 대해 생각해보게되었다. 일단 이 책이 살인사건의 피해자인 유가족인 세사람을 주인공으로 쓰여졌다는 것을 볼 때 사건의 피해자들은 사건의 피해 당사자가 죽었음에도 사건이 종결되었음에도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진범을 찾아 해결되기 전까진 그들은 결코 벗어날 수도 없으며 삶이 멈춰져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이 잔혹함앞에서 진실로 나아가고 다시 멈춰있는 삶의 버튼 누르는 힘은 가장 단순하고 뻔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을 유키나리와 시즈나의 사랑을 통해 밝힌다.




‘유성의 인연‘이 히가시노 작품의 어느 작품보다 더 깊은 여운을 남겼던 것은 단순히 사건의 해결, 진실을 밝히는 것이 다가아닌 상실의 슬픔과 속고 속이는 거짓 속에서 하나의 진실은 ‘사랑‘이라는 걸 깨닫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미스터리를 잘 쓰는 작가답게 촘촘하고 짜임새있게 쓰여진 이야기였지만 그럼에도 그의 작품들이 재미뿐만아니라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일 것이다.



살인사건과 그 사건의 진범을 찾고 사건을 해결하는 뻔한 이야기 속에서 묵직량 중량감을 전해주는 이 책을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읽어보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도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작품이기도하고 시사적 메세지도 담고 있는 작품이라 한번 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미스터리 소설의 재미와 감동을 둘다 원하는 독자에게 이 책은 최적의 선택이 아닐까 생각된다. 몇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10년만에 개정되어 출간된 ‘유성의 인연‘을 꼭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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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합격하고 오겠습니다 ZERTIFIKAT DEUTSCH 독일어능력시험 B2 일단 합격하고 오겠습니다 ZERTIFIKAT DEUTSCH
정유진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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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유학을 준비한다면 필요한 주한 독일 문화원 주관 독일어 시험인 Zertifikat Deutsch는 A B C 단계로 이루어진 총 6단계 독일어 능력시험으로 B2는 그 중에서도 독일에서의 대학 진학을 준비한다면 치뤄야할 시험이다. B2단계는 중급정도의 실력을 증명하는데 보통 해당 특수분야에 대하여 전문적인 토론을 이해하고 말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을 평가한다. B2시험은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로 구성되어 각각 시험은 디지털 방식과 시험지 기반 방식 혼합으로 치뤄진다. 각각 시험은 읽기 65분, 듣기 40분, 쓰기 75분, 말하기 15분으로 치뤄지며 이 책은 이 모두를 대비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본책과 MP3 CD, 독일어능력시험 체크북이 한 세트이며 따로 시원스쿨 독일어 사이트에서 동영상 강의와 콜롬북스 앱에서 MP3 파일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책은 2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Teil 1에서는 기초문법과 유형별 필수 표현을 정리해 설명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Teil 2에서는 읽기, 쓰기, 쓰기, 말하기 영역을 고루 공부할 수 있도록 연습문제를 제공한다. 허나 정답지가 분리되지않는 구조라 정답을 체크할 때 조금 불편하고 크기와 말하기는 타 유형에 비해 연습문제가 적어 아쉬웠다. 그래도 핵심 전략이나 기출 토픽, 문제풀이 전략 등과 같은 시험 팁을 함께 소개해 효율적인 구성이었으며 특히 독일어 유학을 위한 독일어 시험준비를 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 같다. 더군다나 현재까지는 독일어능력시험 교재는 이 시리즈가 유일해서 이 책으로 공부하고 따로 시험문제를 다시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 권에 콤팩트하게 문제를 구성하여 모든 유형대비를 할 수 있는 이 책을 독일어 능력시험 B2를 준비한다면 추천하고싶다. 작문에 도움이 되는 기초문법과 필수표현들을 정리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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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장폴 뒤부아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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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어긋나 흔들리던 그 땅에서 나는 도망쳐왔다. 무엇보다 그들, 자궁이라는 자연의 통로을 통해 나를 세상에 내던지고 양육하고 공부시키고 고장내버린 사람들로 부터 멀리 도망쳐왔다. 그들은 분명 자기네 유전자 가운데 최악의 것, 그 찌꺼기 염색체를 내게 옮겨 놓았을 것이다. (p.12)



상속 La Successin은 장폴 뒤부아의 소설로 그의 작품들은 항상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삶이란 끝낼 수는 있지만 거부할 수는 없다. 인간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끊임없이 삶과 죽음, 자아와 세계 탐구해왔으며 이는 삶이란 긴 여정 속 정체성에 대한 탐구였다.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이다. 그래서 삶에 관해 이야기할 때 자유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자유는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하기도하지만 때론 그래서 인간을 가장 인간스럽하기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자유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를 삶 속에서 어떻게 드러내고 사용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앞서 망했듯이 자유는 우리의 선택에 영향을 끼치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수없이 많이 한다. 나는 누구인가. 타인은 누구인가. 왜 사는가. 나는 지금 행복한가. 



이 책의 주인공 폴 카트라킬리스는 이런 자유가 유전자라는 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물이다. 폴은 자신의 유전자를 두려워한다. 이 책은 폴이 고향 툴루즈를 떠나 마이에미로 온 4년간의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고 말하며 시작된다. 폴은 자신의 유전자을 두려워했다. 왜냐하면 그의 가족이 줄줄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폴은 할아버지, 어머니, 외삼촌의 자살을 겪었으며 이는 폴의 내면 깊숙이 불안과 두려움이 자리잡게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혹 자신도 그들처럼 자살할지도 모르는 불안을 느끼게된다. 



이 책의 줄거리는 고향 톨루즈를 떠나 4년간 행복한 시간을 보낸 주인공 폴이 결국 아버지의 죽음으로 다시 고향 톨루즈로 돌아오게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상속 또는 계승되는 것이 외모, 지능, 부 등이 아닌 유전자 속에 각인되어 있는듯한 일명 자살 유전자를 가진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주인공 폴이 격는 섬세한 내면 심리묘사가 특히 비장미가 느껴지는 작품으로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하는 폴의 모습에서 읽는 나의 삶을 반추하게한다. 이 책의 폴의 가족들은 삶의 무게를 짊어지지 못해 고꾸라진 사람들이다. 삶이란 긴 터널 속 불행 앞에서 포기해버린 사람들이자 마치 자살이라는게 유전자에 각인된 것마냥 자살로 삶을 마무리하는 사람들. 4년간의 행복을 느끼며 살아온 폴은 마치 폴에게 보여주듯 죽은 아버지를 보면서 회피했던 어둠과 다 마주하며 본인도 이들처럼 자살 유전자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한다. 



그래서 읽다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지고 과연이라는 질문을 맴돌게한다. 이전까지 장폴 뒤부아의 소설이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좀 더 삶 그 안의 시련, 불행 등에 초점을 맞추며 삶의 정체성을 되짚어보게한다. 



폴이라는 익숙한 이름과 삶에 대해 다룬단 점에서 전작과 비슷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삶 속 불행을 파고든 이 책은 그냥 삶만으로도 살기 힘든데 줄줄이 자살하는 가풍을 지닌 환경을 가진 삶을 사는 주인공을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상실의 슬픔을 채 느낄새도 없이 불안과 두려움에 잠식되어버리는 모습은 아름다운 단어인 노스탤지어가 멀게만 느껴진다. 아니 너무 가혹하게 느껴진다. 



삶에 대한 반항적이고 도발적인 이 소설 속 노스탤지어의 모습은 삶을 가라앉게하고 무기력하게만든다. 이 책은 항상 삶을 희망적이고 밝게 생각해야만 삶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편견을 깨며 삶에 대해 삶 속 불행에 대해 진정한 자유는 내면의 불행과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것인가에 대한 냉혹하지만 묵직한 답변이다. 



장폴 뒤부아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한번에 최애가 될 것 같은 La Succession을 추천하고싶다. 삶에 대한 묵직한 한방이자 한번 더 꺼내읽어보게되는 이 책을 통해 인생에서 원치않은 것들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그것들을 바라보고 직면했는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 길지는 않지만 많은 여운을 남긴 이 책을 삶에 방황하고 두려워한다면 읽어보길바란다. 이 책과 함께 헤밍웨이의 수레바퀴아래서와 장폴 뒤부아의 전작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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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빛 하늘 아래
마크 설리번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의철학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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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어떻게 찾아요?˝

안나가 잠시 멈췄다가 말했다. ˝일단 네 주변에서부터 네가 가진 축복을 찾기 시작해야지. 찾게 되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레 신부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신부님은 아무리 완벽하지 않은 날이어도 하루하루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씀하세요. 그리고 하느님을 믿고 내일은 더 나은 날이 될 거라고 믿어야 한다고 하셨죠.˝

안나가 미소를 지었다. ˝첫 부분은 맞아. 하지만 두 번째 부분은 맞는지 모르겠네.˝


- p. 340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실화를 담은 ˝진홍빛 하늘 아래˝는 a서점에서 가장 많이 읽힌 소설이자 톰 홀랜트 주연의 영화화가 기대되는 20세기 끔찍한 무자비한 학살 그 가운데 있었던 한 소년의 매혹적이고 가슴 아픈 서사시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이탈리아 피노렐라라는 소년으로 20세기 가장 참혹한 전쟁인 세계 2차 대전에서 평범한 17살의 피노가 히틀러의 나치 고위 사령부의 스파이가 된 약 2년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무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자가 주인공의 실제 인물인 피노를 통해 듣고 본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로 오랜시간 공들인만큼 당시 상황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폭격으로 할 아침에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린 열일곱 소년 피노가 유태인들을 돕다가 나치의 강제 착출 명령으로 독일군이되고 히틀러의 최측근인 한스 레이어스 장군의 운전병으로 발탁되어 나치의 동태를 감시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빼돌리는 스파이가 된 23개월의 이야기로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위해 기꺼이 ‘관찰자‘가 된다.



이탈리아의 평범한 소년에서 나치 최고위층 간부의 수족이 되어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강해질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이야기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에 놀랐고 그래서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전쟁의 참혹함과 파시즘에 선동으로 무자비한 학살을 벌인 이들이 주인공이 아닌 그저 이 일들의 관찰자로서 그들의 마지막을 이끌어내고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위해서 성장할 수 밖에 없었던 가련하지만 매혹적인 성장이야기가 전쟁의 참혹성 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인간적 고민이 더해져 인간성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게하는 이야기였다. 소설이 600페이지가 넘는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한 호흡으로 읽게 만들었던 이 소설은 깊이도 깊이지만 서사를 이끄는 ‘사랑‘에 대한 대담성이 진한 여운을 남갔다. 전쟁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음에도 강렬하고 매혹적인 서사에 반한 이 소설을 추천하고싶다.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위해 노력했지만 이 소설이 아니었더라면 알려지지 못했던 그의 이야기를 정말 많은 이들이 알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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