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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2년 3월
평점 :
박병철의 번역을 믿는다. 과학책을 고를 때 그가 번역한 책이면 별 고민없이 구입하곤 한다. 그의 번역은 웃기다. 의아하게 들리겠지만... 책을 읽다보면 옮긴이의 말이 눈에 띈다. 저자 글 옆에 괄호를 달아 아주 과감하게 들어간다. 이런 식이다. 조금 전 읽은 엘러건트 유니버스의 한 챕터에서만 찾은 내용들이다.
- (지하실의 경비원은 악독한 주인과 달리, 일일이 거스롬돈을 줄 수 있을 정도로 한가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나 보다. 이야기의 상황이 다소 부자연스럽긴 하지만, 옮긴이는 지금 저자의 탁월한 비유 능력에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반지하실을 금속 표면으로, 갇힌 어린이들을 전자로, 그리고 던져진 돈의 액면가를 빛의 에너지로 바꿔서 다시 읽어보면, 광전효과의 특성과 너무나도 잘 일치하고 있다)
- (양자 quantum라는 용어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조금 당혹한 독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양자란, 지금까지 줄곧 말해왔던 ‘에너지의 최소단위 덩어리’를 통칭하는 단어이다. 빛 에너지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에너지는 예외 없이 최소단위의 양자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최소단위를 갖는 것은 에너지뿐만이 아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앞으로 저자가 충분한 설명을 해주리라 믿는다)
- (슬릿을 둘 다 막아놓은 경우는 왜 빠졌을까... 라고 고민하지 말자)
- (이쯤되면, 독자들은 황당하다 못해 어이가 없어서 이 책을 덮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렇게 이해해야만 실험결과가 설명되는 것을... 듣는 사람이 이 지경이니, 이 말을 처음으로 해야했던 파인만의 심정은 과연 어떠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