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처럼 ㅣ 문지 스펙트럼
다니엘 페낙 지음,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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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독서는 저마다 무언가에 대한 저항 행위다. 그리고 그 무언가란, 다름 아닌 우리가 처한 온갖 우연한 상황이다.

-중략-

제대로 된 독서는 우리 자신까지도 포함하여 이 모든 것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무엇보다도 죽음에 맞서 책을 읽는다. (104쪽)❞

 

❝프랑스에서는 ‘읽다’를 속된 말로 ‘꼼짝없이 매이다’라고 표현한다.

두꺼운 책은 흔히들 ‘보도블록’에 빗대기도 한다.

이러한 구속에서 벗어나면, 보도블록도 구름이 될 것이다. (163쪽)❞

 

❝요즘 대학교수들은 작품의 윤곽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싶으면 그 작품을 철저하게 난도질하는 경향이 있다. 마치 온갖 해답이 걸려 있는 연구 문제라도 풀듯이 말이다. 그로 인하여 학생들이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영원히 찾지 못하게 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 플래너리 오코너, 『존재의 습관에서』. (188쪽)❞

 

‘책’과 ‘독서’에 관한 에세이.

책 읽기에 대한 책에서 독자들이 예상할 수 있는 딱 그만큼의 내용인데, 상당히 재미있다. 독서 습관이 한 인간에게, 특히 아동기에 얼마나 중요한지, 그 습관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풀어낸다. 책을 어떻게 읽는지(혹은 읽어야 하는지, 혹은 읽게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독특하다.

작가가 전직 선생님이라서 그런지 교육 현장에 대한 글이 많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참고서 안쪽에 소설을 몰래 숨겨 놓고 읽어야 했던, 학창 시절의 야자 시간이 생각난다. 그 시간들을 보상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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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게임 ㅣ 신 게임
마야 유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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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쓰레기 같은 책.

 

일본 장르 소설 시장이 크고 독자층도 두터워서 그런지, 찾아서 읽다 보면 이런 작품들이 은근 많은데, 내가 이 책을 읽기로 선택하기까지 과장 광고, 속셈이 뻔히 보이는 리뷰 이벤트도 한몫 한다. 특히 온라인 서점에서 성행하는 기대 별점 이벤트, 이런 거는 정말 사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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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 부희령 소설집
부희령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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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은 책.

 

너무나 현실적인 인물들과 고단함이 질질 흘러내리는, 막연한 낙관은 거부하는, 현실적이고 절망적인 이야기. 어둡고 무겁다. 늪 같은 이야기 일곱 편.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식의 독자들에겐 별로 반갑지 않을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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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되지 않는 여자, 애디 라뤼 ㅣ 뒤란에서 소설 읽기 2
V. E. 슈와브 지음, 황성연 옮김 / 뒤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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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와 판타지의 조합.

자칫 가볍고 구태의연한 읽을 거리로 빠질 위기를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 라는 철학적인 질문으로 잘 극복했다. 이야기를 푸는 작가의 솜씨가 능란해 잘 읽힌다.

단, 좋은 남자와 나쁜 남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암을 유발하고 ‘악마’의 모습이 지나치게 매력적인 건 경우에 따라 단점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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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에세이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
부희령 지음 / 사월의책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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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는 사람들이 쓴 에세이는 평소에 거들떠도 안 본다.

왜? 그 사람들 어떤 사람들인지 별로 안 궁금하다. 소설 쓰는 사람들은 소설을 매개로만 만나고 싶다. 그래야 한다는 게 내 주장이다. 독자로서의 내가 원하는 건 작가의 사생활이나 히스토리가 아닌 잘 지어낸 거짓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정말 좋아하는 작가들은 평전이고 자서전이고 출판되는 대로 사읽기는 한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왜 읽었더라?

누가 추천해주기도 했고, 예전에 ≪꽃≫이란 소설집을 좋게 읽었던 기억도 있고 해서 도전했다.

나쁘지 않았다. 작가가 아닌 자연인으로서의 진솔한 모습이 좋았고 소설 쓰는 사람 특유의 자의식이랄까, 그런 게 없어서 다행이었다. 쓴 이의 잘난 척을 300쪽 넘게 읽는 건 거의 고문이다.

무엇보다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인 것 같아, 마치 잘 아는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보는 기분도 들었고, 어둡고 힘들고 고단하고, 내가 읽은 책은 그런 결이 두드러졌는데, 작가의 삶도 휘황찬란 삐까뻔쩍 잘난잘난, 이런 게 아니라서, 망가질 줄 아는 사람 같아서, 사는 거 다 비슷하구나, 이런 위안을 얻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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