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린
안윤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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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털어놓는 일과 서로를 이해하는 일, 한 사람을 아는 일 간에 정확히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그것이 관계에 얼마나 중요하고 중요한 일인지, (121)

 

문장에 땀과 피가 서려 있다. 문장이 눈물을 흘린다. 감상적인 문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작가 안윤에겐 이상하게 이끌린다. 상실과 좌절의 현실에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이야기 일곱 편이 실렸다.

 

작가에게 나를 처음으로 이끈 <담담>은 거듭 읽어도 좋다. 애도의 이야기이면서 이해의 이야기이다. 절제된 슬픔, 제목처럼 담담하지만 절절 끓는 슬픔이 느껴진다.

전세사기라는 시의적인 소재로, 진정한 위로란 과연 있는지 묻고 있는 <,>, 인생의 불확실성과 감히 예측할 수 없음, 와중에 존재하는 희망과 기회에 대한 이야기인 <하지>, 꿈은 잃어버리는 것인지 포기하는 것인지 묻게 되는 <작은 눈덩이 하나>, 차별과 억압으로 얼룩진 비밀이 드러나면서 관계의 균열을 그린 <핀홀> 등이 실려 있다.

 

반면, 모호하고 피상적인 감정 묘사로 일관한 <모린>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에 취한 작가의 습작처럼 읽히며, 좋은 소재가 낭비된 느낌인 <>은 돌고 돌아 결국 불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무너진 인물을 보여주기 위해 이 많은 과정이 필요했을까, 싶게 다소 장황하게 읽힌다.

 

단편 세 편이 실린 방어가 제철을 포함해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애수어린, 강바닥 진흙 같은 무거운 분위기, 짓눌린 정서, 슬픔 뒤의 쾌감, 사연 있는 인물들이 작가의 특징이다. 한꺼번에 모아서 읽으니 작가의 다소 모자란 점도 눈에 띄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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