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다 읽고 가장 고민했던 게, 작가나 출판사가 우기는 것처럼 (자전적) 소설로 봐야 하나 에세이로 봐야 하나, 였다. ‘현기영’의 ≪지상의 숟가락 하나≫를 읽을 때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는데,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했었다. 일개 독자가 소설인지 에세인지 뭐가 중요해. 이런 생각도 했었고, 우리 문학의 큰 나무 같은 작가의 대표작에 딴지를 거는 것 같아서.
근데 딴지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읽은 게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나 스스로 명확하게 하는 게 필요할 것 같아서 이번엔 시간을 좀 들여서 고민해 봤다.
결론은?
이것은 소설이라는 결론. 전후증언문학쯤 되겠다. 현기영의 작품도 마찬가지.
왜냐? 소설은 허구다. 이 책은 전부는 아닐지라도 허구가 포함된다. 아니, 포함될 것이다.
왜냐? 인간의 기억은 완전하지도 않고 스스로 왜곡하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즉 의도는 아니어도 알게 모르게 왜곡되고 윤색되는 부분이 있다는 얘기. 그래서 난 자서전이나 자전 에세이, 이런 걸 읽더라도 소설로 본다.
이 책에 대해서 할 말이 많을까?
작가의 출생부터 한국전쟁까지의 삶이 핍진하게 담겨져 있고, 이후의 이야기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 이어지고, 여성으로서, 전쟁을 겪은 세대로서의 고단함이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다는 그 정도?
그리고 하나 더.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