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의 독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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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이야기는 좋고 가독성도 뛰어난 편입니다. 

독자의 정서를 건드리는 지점도 풍부하고 혐오감과 동시에 연민과 동정을 불러일으키는 인물들도 잘 만들어졌습니다. 캐릭터의 반전도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미스터리로서는 다소 허술해 보입니다. 

시점의 혼용은 기만적으로 보이고, 수거되지 않은 밑밥, 엉성한 트릭은 다 읽고 나서도 찜찜합니다.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에서 오는 감동을 방해하는 꼴입니다. 


한 챕터는 이미 죽은 여자의 일인칭 시점에서 이야기가 서술되는데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고무 보트가 단지 칼이 스쳤다는 이유로 그렇게 쉽게 찢어질 수 있는지. 무슨 풍선도 아니고 말이죠. 

'난바' 선생이 죽은 현장에서 발견된 책 사이의 과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은 건 작가가 단순히 잊어버린 걸까요. 

그리고 난바 선생의 죽음에 대해선 한 인물의 상상과 추리만 있을 뿐 명쾌한 해답은 결국 나오지 않습니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책 사이에 과자를 끼워넣는 게 가능하다면 높이 쌓인 책들을 무너뜨리는 것도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이런 허술함이 미완의 감상을 남겨 잘 쌓아올린 이야기의 매력을 반감시킵니다.   


읽는 동안 즐거웠지만 썩 잘 만든 미스터리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소개하고 추천할 만한 작품은 아닌 셈이죠. 투자한 돈과 시간이 아까운 건 아니지만 좀 더 완벽한 작품이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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