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적초 - 비둘기피리꽃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북스피어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스러질 때까지 -
초능력이 저주라고 생각했던 이야기

번제 -
초능력을 저주로 만들어버린 이야기

구적초 -
초능력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여기던 이야기 

줄거리 안 밝힐 자신 없으니 앞으로 이 책 읽을 분은 여기까지만~~ ^^;;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는, 구척초의 두 등장인물은 자신들의 성공이 초능력 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종종 초능력 없이 잘 해나가는 사람을 보면서 열등감 비슷한 것을 느낀다.
'내게 초능력이 없었더라도 저사람만큼 할 수 있을까? 초능력을 빼면 나는 무능한 사람이 아닐까... '라는.  따라서 초능력이 사라지는 걸 두려워하는데...
그런데 조금 바꿔서 생각해보면....
초능력이 열등감의 근원이 될 수 있다면 천재로 태어난 사람들도 괴로워하기도 할까?  '난 천재로 태어났을 뿐이지 내가 쌓은 실력이 아냐...' 라고?  아마 그렇진 않겠지. 하지만 그런 상황을 생각해보니 살짝 유쾌해진다.  천재들은 자신의 업적이 자신이 이뤄낸 게 아니며 이 천재성이 사라지면 이빨빠진 호랑이가 될 거라며 두려워하고, 일반인들은 천재를 살짝 무시하고...  그런 세상. 범인(凡人)의 입장에서 꿈꾸는 세상이랄까!
어쨌거나 다카코 양,  초능력 없어도 다들 잘 사니까 너무 걱정 마숑~
 

그런가하면 번제에는 초능력 때문에 자신을 외톨이로 만들고 어둠속으로 뛰어드는 인물이 나온다. 
태왕사신기의 기하 같은 재주를 갖고는... 촛불이나 주르륵 켜면서 담덕 같은 사람이랑 하하호호 놀고 지내면 좋을 것을, 쯧~
능력을 지녔으니 정의구현을 해야겠다고(!) 나서고야 마는데, 이젠 그 피해자도 원치않는 복수를 대행하는 그 마음은 어떻게 봐야할까. 정의 따위는 핑계고 실은 - 본인도 자각 못할 지도 모르지만- 권력이나 힘을 갖고 있으면 휘둘러보고 남의 위에 있는 느낌을 즐겨보고 싶어지는 마음일 수도 있지 않을까? 비극의 주인공이라고 느끼는 척하고 있었지만 실은 신이 된듯한 기분을 느끼는 건 아닐지... 
준코 양에게 해주고픈 말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어보세요.

 마지막으로 스러질 때까지의 초능력이 고통스럽던 아이. (사실은 이게 첫번째 이야기)
요건 내가 좀 엉뚱한 데만 신경쓰며 읽느라...  
도라에몽이 79년에야 나왔다고?  이런, 꼬맹이 때부터 알던 캐릭터라고 생각했었는데!
얼마 전에 친구가 초등학교때 자긴 가필드 얼굴 달린 털실내화 신었다고 했고, 난 초등학교땐 가필드란 녀석의 존재조차 몰랐다...그런 얘길 했는데 그러고보니 정말 가필드는 나 초등학생 때 있긴 있었던 건가 - 책읽다 말고 조사 들어감... (가필드는 78년생이란다... 빠른 곳은 고학년 땐 가필드 캐릭터를 썼을 수도 있었겠다. 내가 살던 동네는 많이 늦었나보다)
그런 잡생각과 딴짓을 하며 눈으로만 읽다보니 아 또 등장인물의 마음을 못 읽었었나보다.
도모코 양이 자살 시도할 때 난 '얘가 대체 갑자기 왜 죽겠대?' 이러고 있었으니....
너 힘들었구나. 괜찮은 척 버틴 거였구나...  미안하다. 독자가 그것도 몰라주고.... =.=
근데 되돌아온 그 고통스러운 초능력을 갖고 앞으로 괜찮겠니.
마지막 장면에서 미리 본 미래는 예쁜 그림이었으니 괜찮았지만, 앞으론 어쩔래나. 가엾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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