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시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김석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 안델센 동화에 폭 빠져들던 기억이 난다.
예를들어, 인어공주가 마녀에게 목소리를 주고 발을 얻는 장면까지 읽다가, 잠깐 미뤄좋고 다른 책을 읽긴 힘들겠지? 그런 이유로 난 즉흥시인을 읽는 동안엔 즉흥시인에만 집증했다. (다른때 같으면 이런 두꺼운 책은 절대 들고 다니지 않는데!)
아름다운 글일거라고만 생각했는데, 또 생각지못하게 어찌나 파란만장하고 스피디하기까지 하던지. 그래... 다시 생각해보면 안델센 동화가 대개 그렇지 않았던가.
소설 속 등장인물들 뿐 아니라, 안델센과 안토니오가 사랑한 이탈리아까지 사랑스러워져서 소설속 그 곳들을 꼭 찾아가봐야할 것만 같다. 

제목이 즉흥시인이니만큼,
주인공 안토니오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즉흥시를 짓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소위 선배격인 사람이 안토니오에게 비법을 알려준다.
'사랑, 고대, 이탈리아의 아름다움, 시와 예술 이런 것들에 대한 짧은 시를 몇 편 외워두었다가 적당한 때 꺼내는 것이지요."
하지만, 안토니오는 그런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시제를 주면 안토니오는 우선 자신의 경험을 떠올린다.
보았던 풍경, 그때 느꼈던 감정, 그 아름다움, 감동, 공포까지.
그걸 짧은 시간동안 정리에서 읊다니....천재야. 하고 넘어갈 게 아니라
평소, 사물을 대할 때의 태도가 시인은 다른 이들과 달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듯.

사람들과 폼페이 유적을 보러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안토니오는 그 광경에 빠져들고 있는데, 동행했던 이들은 폼페이에 대한 기록이며, 그림의 성분 등에 관해 이야기하느라 여념이 없다.
'(다른 이들은) 눈앞에 있는 시적 현실을 거뜰떠보지도 않고 거기에 관한 비평이나 논문에만 열중해 있었다..... 나를 둘러싼 현실은 시의 세계였고, 이 세계 안에서만 내 마음은 편안할 수 있었다. 이 세계에서는 수백 년이 몇 년으로 줄어들고 순간적으로 계시된다. 이리하여 모든 근심은 잠들고, 내 마음은 다시금 평온을 되찾아 영감으로 충만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즉흥시인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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