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바보가 되었나
마르탱 파즈 지음, 용경식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스물 다섯 먹은 앙투안은 좀 더 안락한 생활을 꿈꾸며 자신의 두뇌에 어리석음이라는 이름의 수의를 입히기로 맘 먹는다.  
 
앙투안은 곰곰히 생각한 끝에 자신이 앓는 마음의 병의 원인은 지성이라고 생각하고 그로부터 벗어날 생각을 한다.
지성이라는 것, 지성인이란 것도 타락했다. 매스컴 등을 통해 찬탄을 받고 있는 지성은 허울 뿐인 눈속임이고, 앙투안의 진실하게 고민하는 지성은 가난과 고뇌, 우울을 초래할 뿐이다.
그가 보기에 지성은 진화에 실패한 것이다. 선사시대 다른 아이들은 야외에서 어울려 활동하는데 자신 같은 체력이 딸리는 애들은 동굴에 남게된다. 그리고 할 일이 아무것도 없어서 심사숙고하고 문명을 만들어냈다. 할 일이 없고, 어울릴 친구가 없어서! 정신 차려보니 내가 바로 그런 존재라니, 앙투안은 정말 우울하다. 자신이 창피하다. 신체를 활용하지 못하고 사회에 어울리지 못하게 만드는 이 지성이라는 병을 고쳐야겠다.

그래서 알콜 중독자가 되려고 결심하기도 하고, 자살교실을 기웃거려보기도 하고, 의사한테 가서 신경을 조금 잘라내 달라고도 해보고....
그런 짓들이 참 귀엽네.
증권거래로 대박을 터뜨리고 폼나게 사회생활을 하며 고민을 잊고 사는 모습도, 에로작을 먹고 멍하니 티비 불빛에서 위안을 얻는 모습도 귀엽게 봐줄 수 있었는데...
칫. 마지막 장은 맘에 안 들어. 사랑에 빠진 바보가 되다니. 뭐냐 열다섯도 아니고 스물다섯에 감정 과잉, 과장스런 행동을 하는 유치한 커플로 끝을 장식하다니....
(라고 툴툴거리며 노처녀 독자는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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