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들의 도서관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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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 속에 김중혁의 첫번째 단편집 펭귄뉴스는 '보이는 것에 관한 책'으로 저장되어 있다. 보이는 것 너머의 이야기 - 무용지물 박물관이 인상 깊어서 그런가. 분명 다른 류의 이야기도 많았는데 말이지...
펭귄뉴스를 읽는 동안 머릿 속엔 이눅씨의 집이 세워지고 노란 잠수함이 유유히 지나갔다. 

이번 단편집은 제목에서무터 드러나듯이 들리는 것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거의 다.
그러나, 내겐 도무지 들리지가 않는다.
스물두명의 음치가 내는 묘한 조화도 상상이 되지 않고, 전화로 듣는 연주의 오묘함도 모르겠고... OTL
그래, 사실 어떤 소리인지 상상하지 못해도 되겠지. 소설이니까. 소설적 비유일 뿐이니까.
그래도, 그래도....작가가 선사한 녹음테이프를 들어보지도 못한 채 이 순간의 소리를 잡을 수 있는지, 잡을 수 없다면 사라진 소리들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건 김빠진다.
배경음악도 없이  '아무것도 아닌 채로 죽는 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망해가는 회사에 다닌다는 것'에 대해 (이건 사실 요즘 매일 생각하고 있는 거면서도 갑자기) 생각하기 싫다.

살짝 아주 살짝 들리는 건,
메뉴얼 제너레이션은 무용지물박물관의 리믹스버전처럼 들린다. 리믹스나 리메이크나 원곡 뛰어넘는 걸 못봤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고....  
무방향버스는 김소진의 <고아떤 뺑덕어멈>의 리믹스라고 작가가 밝히고 있건만 원곡을 몰라셩....   

난 '비트적 상상력'의 김중혁 보다 '기계-사물의 무용지물성'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김중혁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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