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학의 - 시대를 아파한 조선 선비의 청국 기행 서해문집 오래된책방 1
박제가 지음, 박정주 옮김 / 서해문집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신라는 바닷가에 있었네
나라 전체의 8분의 1이었네
왼쪽은 고구려가 침략하고
오른쪽에서는 당나라 군사가 나오네
창고의 곡식은 스스로 넉넉하여 군사 먹이는데 부족하지 않았네
그 까닭 자세히 살펴보니
배와 수레를 이용한 것이었네 배로는 외국과 통할 수 있고
수레는 말과 나귀 편하게 하네
이 두가지를 쓰지 않으면 관중과 안영도 어쩌지 못한다네 /본문 238쪽


이 책에서 박제가는 중국에서 보고 온 여러 문물을 자세하게 묘사하며 조선의 제도와 비교한다.
벽돌 굽는 법, 지붕 올리는 법, 배 만드는 법, 수레 이용법, 농사 짓는 법, 된장 만드는 법까지. 그 중에서도 가장 강조하는 것이 배와 수레를 이용하여 상업을 발달시키는 것이다.
중국-청-은 얼마나 훌륭한지, 그에 반해 조선은 얼마나 형편없는지 모른다. 신라때 만도 못하다고 저렇게 시에서 읊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외국을 본받자고 하면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라며 달려드는 사람들은 많았던 모양이다. 이 글에서 어찌나 모든 방면에서 조선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 형편없다고 비판하는지, 나도 그 시절에 이정도로 조선을 깎아내리는 글을 보았더면 어느쪽에 섰을지 장담을 못하겠다. 이렇게 말하는 무리에게 박제가가 들려주는 충고는 지금도 귀담아 들을만한다. 

요즘은 내가 현재의 중국 법 중에도 배울 만한 것이 있다고 말하면, 모두들 들고일어나 비웃는다. 평범한 사람이라도 원수를 갚고자 할 때, 그 원수가 예리한 칼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빼앗으려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당당한 왕국으로서 큰 뜻을 세상에 펼치려고 한다. 그런데 중국의 법을 조금도 배우려 하지 않으며 중국의 선비를 한 사람도 사귀려 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우리 백성들은 노력하고 애쓰는데 비해 이루는 것이 없고, 가난하고 배고파서 자포자기하게 된다. 중국을 본받으면 100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이다. /본문 245쪽

<몇마디 더...

*열하일기와 북학의

중국어는 말과 글이 일치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금으로치면 영어공용화론같은 주장을 하는 건지... 잘 이해가 안간다. 그런 비슷한 얘기가 열하일기에서도 언뜻 보였는데... 
열하일기와 북학의를 비교하여 보면, 한사람이 여행하고나서 한 권에는 여행기를 중심으로 해학적인 면을 가미해서 완곡하게 쓰고, 다른 한쪽에는 기술을 중심으로 진지하고 과격하게 쓴 것 같다는 느낌이다.

 
* 시대를 아파했다?  
이 책은 서해문집에서 나온 쉽게 읽을 수 있게 엮은 판본. 문체가 아주 편안하다.
검색해보면 여러권의 북학의 번역본이 보이는데, 이 책에는 제목 옆에 '시대를 아파한 조선 선비의 청국 기행'이란 부연 설명이 있다.
돌베개에서 나온 책에는 '조선의 근대를 꿈꾼 사상가 박제가의 개혁 개방론'이라고 되어 있다.
후자가 글의 성격에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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