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知의 도전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태선주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거창한 제목을 가진 책인데 너무 얇아서, 서가에서 빼어들면서 좀 당황했다.

그런데다 대중의 눈높이가 중학교 과학 수준이라는 전제하에 멘델의 법칙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서 유전자 치료까지 오려니 얼마나 바쁜지... 그 와중에 '퉁구스카 대폭발' 이야기는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뇌에 관심 있는 사람답게 지능장애 치료, 지능향상 조작에 관해 한 단원을 할애했다. 혹한다.... 나도 머리가 좋아질 수 있을지 몰라!

방송했던 내용을 따온 것 답게, 인터뷰 대화가 많이 들어가 있는데, 남들의 의견으로 결론을 맺는다. 애초에 책으로 쓴 내용이 아니고 방송용이었으니 그렇게 되었겠지. 별로 맘에 드는 구성은 아니다.

그가 쓴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에서 추천한 책 고르는 방식을 떠올려보면, 다치바나 자신도 이런 책은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그 분야의 책 좀 많이 읽었다고 그대로 전문가라 칭해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그는 마지막에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지 않고, 남들의 의견으로 결론을 맺는다.  아래와 같이.  

제너가 예방 접종을 생각해 냈을 때도 당치도 않은 일이라고 노여워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유행병을 예방하는 백신을 아이들에게 모두 먹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을 때도 그러했습니다.

...중략....

모든 생명 조작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인류가 이제까지 줄곧 생명 조작을 통해 살아 남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농업도 생명 조작이고 의학도 생명 조작입니다. 병을 고칠 때 우리들은 이미 생명 그 자체를 거스르고 있는 것입니다. 

 
출산 직후에 태아가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유전자 치료를 통해 태아의 생명을 구하고자 시도하는 것이 중절 수술을 하는 것보다 훨씬 도덕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디자인베이비와 같은 것은 너무 위험한 발상입니다. 아직 우리의 유전자 기술은 비타민제를 복용하듯이 선뜻 이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오지는 않았습니다. ....혹시 50년 후나 100년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지요. 19세기 말에 살았던 인간이 100년 후에 이루어질 의학 기술의 발전과 치료법에 대해 무슨 말을 했든지 지금 우리에게는 별로 상관이 없는 것처럼, 지금 우리가 100년 후의 세계를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먼 훗날의 일을 지금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들이 걱정해야 할 것은 지금 현재입니다.  우리 사회가 유전공학의 시대로 서서히 들어서고 있는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뚫고 나가야 할 것인가? 바로 이 부분에 대해 걱정하고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80%쯤 공감.

듣자니 백신의 경우에도 치명적 부작용을 일으키곤 하는데 특이체질 탓으로 치부되곤 한다더라.

그리고, 우리가 결정하는 현재가 100년 후를 망치지는 않을지 마땅히 걱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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