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식모들 -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박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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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함께 인간이 되고 싶어했던 호랑이는 동굴을 뛰쳐나온 후 큰 기회를 잃은 자신에 실망해서 다시 단식을 한다. (이번엔 마늘과 쑥조차 먹지 않는다.) 가시덤불에 떨어진 탓에 몸은 상처투성이였다. 다시 인고의 세월을 보낸 후 인간의 몸을 갖게 되고 호랑아낙의 시조가 된다.

호랑아낙은 사람들에게 춤과 노래, 그리고 약초를 가르쳐주었다. 그렇지만 매번 모함에 빠져 죽임을 당한다. 그러나 그들은 역사적 중요한 순간마다 배후에서 큰 역할을 해냈다나...

세상을 뒤집을 꿈은 꾸던 호랑 아낙들의 뒤를 이어 수상한 식모들이 등장한다. 수상한 식모들의 역할은 평온한 가정 흔들기이다. 세상이 아니라 가정을 뒤집음으로써 세상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것이다. 작가 말을 들어보면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는 겉으로 보이는 평온을 까발리는 역할인가보다. 거창하게 뭔가 있는 척 해보자면 말이다.  

기본 틀에는 재미있는 상상이 많다. 식모들이 꿈을 먹는 쥐를 아이들 귓속에 집어넣었기 때문에 그 때의 아이들이 성인이 된 지금 흑백논리 뿐인 어른들이 많다든가... 하는.

하지만 기발한 상상으로 시작한다고 다 멋진 소설로 완성되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시들시들하다. 예언을 하는 호랑아낙, 약초의 힘으로 환자를 고치는 수상한 식모, 주인집 아저씨를 유혹해 가정을 파탄내려다 자신도 빠져들어 버리는 식모들의 이야기 등. 여기저기서 뒹구는 이야기들을 그냥 얼기설기 엮어놓는 것 같은 느낌이다.

뒷맛은 그냥 그래도 떠도는 뒷얘기들을 듣는 순간은 재미있지 않은가. 딱 그정도의 재미이다. 

무슨무슨 수상작이란 간판도 그리 믿을 게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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