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죽음 - 오래된 숲에서 펼쳐지는 소멸과 탄생의 위대한 드라마
차윤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읽는동안 자연스럽게 그림이 머릿속에 그러졌다.

안개가 피어오르는 아침 숲.

바닥엔 이끼가 깔려있고, 나무 한그루가 서 있다.

그 나무에 눈,코, 입을 그려줘도 좋겠다.

딱따구리가 와서 구멍을 뚤고, 작은 벌레가 딱따구리를 따라다닌다. 위로만 올라가는 딱따구리 아래쪽에서 약을 올리고 있으면 재미날 것 같다. 둥치엔 버섯이 소담하게 피어있다.

나무는 그대로 서서 부드러운 웃음을 얼굴에 띄우고 그 녀석들에게 말을 건다. 아니, 말없이 자애로운 웃음만 지어도 좋겠다.

해가 중천에 떠오르고 빛이 환하게 비쳐들면서는 화면은 다른 곳을 보여준다.

좀 더 활기찬 모습. 비버가 나무를 갉아내는 그림도 좋겠고, 개미들이 죽은 나무를 기어오르며 바쁘게 일하는 모습, 아님 정말 동화에서처럼 커~다란 나무에 곰이 자기 집을 꾸미는 모습... 그런 거.

내가 뭔가 체계적인 이야기를 만들 능력은 안되어서 부분부분 잘려나간 에피소드였지만, 빛깔 고운 동화(動畵)를 보는 느낌이었다. 

 
나무는 살아 있을 때도 거의 대부분의 조직이 죽은 상태이다. 매해 새로운 조직이 대사활동을 담당하고 전해에 일하던 조직은 단단한 목질이 된다. 그 적은 부분의 생명활동도 다하고 나면, 이번엔 숲속 작은 생물들이 적극적으로 나무를 이용하기 시작한다.

고요하게 느껴지는 오래된 숲, 죽은 나무 주변이 얼마나 시끌시끌한 곳인지!

다음에 숲에 가면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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