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역사와 신화
쟈크 브로스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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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식물의 마술'과 '마술식물' 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식물의 마술 편은 식물의 에너지 고정을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식물이 지구에 등장하고, 에너지를 고정하는 존재가 되고, 동물이 그를 이용해 살아가게 되는 일련의 진화 과정에서부터 시작. 이 부분에서 저자는 동화작용을 하지 않는 동물이 "근본적으로 두 끝점이 열린 소화관"이라고 무시한다. 재밌고 더없이 적절한 표현 아닌가!

식물은 능동적 생산자임에도 이동할 수 없다는 점때문에 수동적으로만 보이고 더 진화한 동물에게 이용만 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어쩌면 동물은 식물에게서 무언가 결여됨으로써 생성된 모자라는 생명체일지 모른다는 이들도 있단다. 광합성 능력을 소실했기에 포식자가 되어야만 했고, 세포의 견고성을 상실함으로써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상실로 인해 획득한 이동성은 무기영양 능력 소실이라는 무능을 메꾸어 주었다는 얘기. 

 

농업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는 애니메 '추억은 방울방울'에서 인상적이었던 설명이 떠오르게 한다.- 주위에 물어보면, 나만 인상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지만...

논밭의 풍경을 보면서 사람들은 무심코, 역시 자연이 좋아, 자연 속에 있으면 평화로워져,,,따위 말을 하지만 사실 저런건 자연이 아니란 설명이었다. 인간이 만들어낸 풍경이지.

저자는 농경이란 대지 어머니를 범하는 것이라고 까지 심하게 말한다. 인간이 어머니인 자연을 가혹하게 다뤄 길들이는 행위이기에, 신화에서도 본격적 농경이 시작되는 시기의 이야기는 폭력적이란다. 그러면서 각종 듣도 보도 못한 신들이 등장하는 신화가 이어져서 신화에 약한 어리버리 당황... 책 제목에 신화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데도 왜 신화가 등장하리란 생각을 못했던가.  

그리스나 이집트 신화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인이면서 중국문학을 전공하고 불교에 심취했다는 식물학자인 그는 동양이고 서양이고 식물에 얽힌 이야기는 모르는 게 없는 모양이다.

그는 그런 그의 지식을 후반부 마술식물 편에서 술술 풀어낸다. 

약이 되는 식물, 식용 식물을 중심으로 몇십종류를 골라 그것들을 사람이 어떻게 이용하게 되었는지, 신화에서는 어떻게 등장하는지 그리고 실제 어떤 효능이 있는지 들려준다.

요건 너무 많아서 어떻게 따로따로 정리할 수는 없고, 기억에 남는 몇가지만 추려보겠다. (주의... 난 늘 변두리 이야기만 기억에 남는다)

 - 기적의 진통제로 추앙받다가 지금은 마약으로 분류되는 식물들을 언급하는 과정에 '소마'라는 음료가 등장한다. 아마 광대버섯에서 추출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환상의 알약 소마가 그 이름에서 유래한 걸까...

- 커피는 처음엔 채소처럼 먹었다고 한다. 원두를 끓여서 버터와 함께 으깬 다음 굵은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서.

- 다도에 사용되는 차는 가루차라고 하네... 진짜?

- 고대 중국에서는 오렌지를 주며 청혼을 했단다. 오렌지족은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

- 일본은 중국을 통해 벼를 전해받았다고 쓰여있다. 우리나란 빼버렸어.... 우리나라 얘긴 인삼편에서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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