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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카르테
치넨 미키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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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 많은 수의 의사가 있다. 올해 의사면허를 취득한 내 면허번호가 13만번대 초반이니 

우리나라에도 얼추 10만명 이상의 의사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스와노 료타는 지금의 나처럼 어떤 과를 들어갈 지 고민하고 있는 의사이다보니

지금 나의 입장에서 많은 이입을 하고 공감하며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에서 나오는 주인공처럼 환자와 많은 대화를 한다거나, 이런 극적이고 특이한 환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비교적 이 주인공보다 빠른 시간 내에 가고싶은 과를 정하고, 환자에 대한 책임을 느끼기보다는 눈 앞의 일을 해나가는데 급급한 것이

나의 현 주소이기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 또한 이런 의사를 꿈꾸며 살아갔던 때가 있었음을 다시금 느낀다.

그래서인지 미스터리와 추리물의 형식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용은 참 따뜻하다.

그리고 좀처럼 다가가기 힘들고, 이해하기 힘든 의학이 아닌,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능력을 느낀다.


엄청난 반전이나 트릭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한번쯤 따뜻하게 읽어볼만 한 소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의사를 기대하는 것은 조금은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나 역시도 최선을 다하지만, 병원에선 극적인 상황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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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진실 - 우리는 어떻게 팩트를 편집하고 소비하는가
헥터 맥도널드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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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마주한 것은 네이버 메인에 소개된 출판사의 블로그에서였다.

퀴노아에 대한 예시를 들며 시작하는 이 책의 주제를 한문장으로 꿰뚫기는 어렵지만 나는 이렇게 말해보고 싶다.


진실은 하나일지 몰라도, 그 진실을 바라보는 각도는 여럿이라 눈에 비치는 진실의 모습은 다양하다.

그래서 진실은 그 모습에 따라 서로 경합하게 되고, 이런 '경합하는 진실' 속에서 우리는 그 진실을 왜곡해서 바라보지 않을 필요성이 생긴다.

그 진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오도자'와 그 진실을 본의아니게 잘못 해석하는 '오보자' 사이에서...





이 책에서는 '경합하는 진실'이라는 이 말을 한마디의 비유를 통해 말하고 있다. 

 "경합하는 진실의 훌륭한 비유 대상이 바로 사진이다."


사진은 결코 의도를 가지고 거짓말을 하거나, 진실을 곡해하지 않는다. 다만 찍는 사람이 원하는 각도에 따라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길 뿐..

진실도 마찬가지이다. 포토샵을 하듯, 의도적으로 곡해하지 않는다면 그 모습은 당연하게도 여러가지 모습을 하고 있다.


요즘 세상에는 이 책에서 말하는 '경합하는 진실'이 너무나도 많다. 또한 분명히 틀린말은 아니지만 본질을 흐리는 진실의 모습도 많이 있다.

이 책이 그러한 것들을 전부 가려내서 진실을 찾게 해주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우리가 진실을 바라보게 하는 그 여러가지 시선과 관점을 다양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과 진실은 다르다. 하지만 진실과 거짓말은 또 다르다. 진실이 겉 모습은 진실일지라도 그 내용은 거짓일 수도 있다. 그것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서.


21세기의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조금이나마 시각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 만으로도 이 책이 갖는 의미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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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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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무더위는 덥다는 말로는 너무 부족할만큼 정말... 덥다..

이런 무더위에 몸을 식히는 데에는 에어컨만한게 없겠지만 머릿속을 식히는 데에는 섬뜩한 소설만한게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올해의 무더위에 지쳐버린 머릿속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소설로 '초크맨'은 그야말로 제격인 소설이다.

나의 경우에는 집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절반, 집에서 학교로 올라가는 버스 안에서 나머지 절반을 읽었는데 그 졸린 버스 안에서도 한번도 안졸고 계속 책장을 넘겼다.


일반적인 공포소설이나 추리소설과는 달리 '초크맨'은 시작부터 강렬하다.

죽음으로 시작하는 일반적인 공포스러운 내용이 잘려나간 소녀의 목이 눈앞에 보이는 듯한 강렬한 묘사로 읽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마력을 뿜어낸다.

피를 나타내는 붉은색과 반대되는 색으로 하얀 색, 창백함이 이렇게 두려울 수 있다는 것을 이 작가만큼 잘 묘사한 작품을 이전에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느낄 정도로 묘사가 생생하다.

그리고 예상되는 결말과 예상치 못한 결말이 꼬여 일반적이지 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그 속에서 제목인 '초크맨'에서 나타나는 어린아이의 장난과 같은 낙서가 갖는 그 느낌도 우리나라에선 일반적이지 않아 색다른 느낌을 준다.



흔히 소설을 평가할 때 서사와 묘사의 두가지 측면으로 평가를 하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초크맨'은 그야말로 생생하다못해 섬뜩할정도로 인상적인 묘사를 보여주면서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서사가 결코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물론 서사보다는 묘사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서사가 많이 부족한 소설은 아니다.



이 책이 이 작가의 첫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 소설에서 드러나는 그 인상적인 묘사 때문에라도 작가의 차기작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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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더 행복할까 - 덴마크 행복연구소가 찾아낸 남들보다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
마이크 비킹 지음, 이종인 옮김 / 마일스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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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지 모르지만, 덴마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손꼽힌다.

이 책은 그런 덴마크의 행복연구소에서 찾아낸 행복의 이유에 대한 책이라고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겠다.


행복에 관한 책을 읽는 사람중에 십중팔구는 아마 자신이 더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서,

혹은 행복해지려면 뭘 해야하고 뭘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서 책을 읽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중에 나와있는 책들 또한 대부분 그러한 방향으로만 행복을 서술하고 있고, 그것은 그저 소수의 의견이지 정설이라고는 부를 수 없는 것들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 책은 약간은 다른 방향이지만, 그 다른 방향이 곧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정확하게 향해있다고 볼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의 서두에서는 행복이 무엇인지, 누가 행복을 어떻게 정의해왔고 그러한 행복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서술한다.

그리고 그 행복을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흔히들 행복을 갖춘 사람들과 국가가 왜 더 행복한지를 서술하고 있다.



행복해지고는 싶은데, 정작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나에게 이 책은 좀 새로운 접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 '당장 어떤 것을 시작하라', 혹은 '이런 방법을 써봐라' 라는 조언을 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행복이 무엇이고 왜 다른 사람이 행복한지에 대해서는 꽤나 구체적으로, 그리고 명시적으로 써둔 책이다.

이 책이 갖고 있는, 행복에 대해 써둔 행간의 의미를 제대로만 읽을 수 있다면 행복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도 알 수 있고

어렴풋하게나마 본인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 지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의 한계, 유전자와 같은 구체적인 것들도 있지만 이 책에서도 말하고 나 자신도 느끼는 것은 우리는 얼마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다시금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행복해지기 방법에 대한 책이 아니라, 행복에 대해 풀어낸 한 편의 잘 쓰여진 보고서이자 설명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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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작가상 후보로 쟁쟁하신 분들이 많지만 김애란 작가님이 최고의 임팩트를 보여주신 것 같아요. 오늘의 작가상으로는 이분 외에 다른 분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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