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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평점 :
지금의 무더위는 덥다는 말로는 너무 부족할만큼 정말... 덥다..
이런 무더위에 몸을 식히는 데에는 에어컨만한게 없겠지만 머릿속을 식히는 데에는 섬뜩한 소설만한게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올해의 무더위에 지쳐버린 머릿속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소설로 '초크맨'은 그야말로 제격인 소설이다.
나의 경우에는 집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절반, 집에서 학교로 올라가는 버스 안에서 나머지 절반을 읽었는데 그 졸린 버스 안에서도 한번도 안졸고 계속 책장을 넘겼다.

일반적인 공포소설이나 추리소설과는 달리 '초크맨'은 시작부터 강렬하다.
죽음으로 시작하는 일반적인 공포스러운 내용이 잘려나간 소녀의 목이 눈앞에 보이는 듯한 강렬한 묘사로 읽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마력을 뿜어낸다.
피를 나타내는 붉은색과 반대되는 색으로 하얀 색, 창백함이 이렇게 두려울 수 있다는 것을 이 작가만큼 잘 묘사한 작품을 이전에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느낄 정도로 묘사가 생생하다.
그리고 예상되는 결말과 예상치 못한 결말이 꼬여 일반적이지 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그 속에서 제목인 '초크맨'에서 나타나는 어린아이의 장난과 같은 낙서가 갖는 그 느낌도 우리나라에선 일반적이지 않아 색다른 느낌을 준다.

흔히 소설을 평가할 때 서사와 묘사의 두가지 측면으로 평가를 하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초크맨'은 그야말로 생생하다못해 섬뜩할정도로 인상적인 묘사를 보여주면서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서사가 결코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물론 서사보다는 묘사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생각이 들긴 하지만 서사가 많이 부족한 소설은 아니다.

이 책이 이 작가의 첫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 소설에서 드러나는 그 인상적인 묘사 때문에라도 작가의 차기작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