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
아침 일찍 ‘마루’는 밤새 뒤척이다가 스승님을 찾아갔다.
스승 : 이른 아침에 어쩐 일로 나를 찾아왔는가?
마루 : 어제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세상이 중독이라면 어떻게 해야지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을 해봤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스승 : 어쩌면 답이 없을 수도 있단다.
마루 : 그런 참담한 일이 …….
스승 : 음식이 맛있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지 않은가? 게임이 돈을 벌게 하지는 않지만 스트레스는 풀리지 않은가? 자네는 게임을 즐기는 정도이고 술값보다, 담뱃값보다도 더 싼데 굳이 게임을 피하려고 친구하고 어울려서 술과 담배를 하는 것보다는 더 낫지 않은가?
마루 : 듣고 보니 그러네요. 굳이 벗어날 필요가 없군요.
스승 : 돈을 탕진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굳이 벗어나려고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네. 그리고 중독을 피할 수는 없어! 세상은 사람들을 중독시켜서 내 주머니에 돈을 빼앗으려고 발악을 하는데 어찌 피할 수만 있을까!
마루 : 그러고 보니 나쁜 세상이네요!
스승 : 나도 나쁘다고만 생각을 했지. 그런데 또 그렇지만도 않는 것 같다네.
마루 : 그것은 또 무슨 말씀이신지요?
스승 : 세상은 우리를 중독시키려고 자꾸 개발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중독을 찾아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네.
마루 : 우리가 중독을 찾는다고요? 그것은 또 무슨 연유에서 하는 말씀이신지요?
스승 : 게임사에서 너를 찾아와서 가입하라고 돈 내고 하라고 시켰는가?
마루 : 아뇨, 그럴 리가요? 그러면 범죄죠!
스승 : 음식점에서 강제로 밥을 먹으라고 갖다 바쳤는가?
마루 : 아뇨, 제가 맛있으니까 다시 맛있는 집을 골라서 찾아가는 거죠.
스승 : 그러면서 기분은 어떤가?
마루 : 기분 좋죠! 맛도 있고요.
스승 : 맛만 있는 건가? 다른 것은 없고?
마루 : 이게 돈 쓰는 재미도 있고, 사는 맛이고, 재미죠!
스승 : 그 답이 안 나오면 어쩌나 했네.
마루 : 제가 스승님이 원하는 정답을 말했나요?
스승 : 그래, 세상사는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서 맛있는 음식도 찾으러 다니고, 세상에 재미가 없으면 일부러 또 다른 재미있는 것을 찾아가서 즐기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니까.
마루 : 그게 그렇게 되나요?
스승 : 만약에 오늘 먹은 음식점이 질리면 이제는 집에서만 음식을 먹는가?
마루 : 아뇨, 집에서도 먹다가 또 다른 맛있는 음식점을 찾으러 다니죠.
스승 : 그것 보게! 자네는 스스로 중독되려고 돈 써가면서 찾아다니는 것 아닌가?
마루 : 그럴 듯합니다.
스승 : 지금 하고 있는 게임 말고 다른 게임은 안 해봤는가?
마루 : 전에도 세 번 정도 다른 게임을 하다가 재미가 없어서 이 게임으로 바꾸었습니다.
스승 : 그게 문제네!
마루 : 한 우물을 안 판 것을 말씀하시는지요?
스승 : 자네는 이미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자네가 스스로 벗어나고 싶지 않았던 거네.
마루 : 제가 중독 안에서 거주하기를 바란다고요?
스승 : 그렇지 않고서야 왜 자네는 계속 다른 게임을 또 찾아나서는 건가? 게임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재미없을 때 딱 끊었어야 했는데 왜 끊지를 않았지?
마루 : 게임을 며칠 안 해봤는데 세상이 재미가 없었어요. 무언가에 집중을 하지 않으니까 심심하기도 하고, 게임을 통해서 채팅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는 것을 그만두니까 알게 되었어요.
스승 : 그래서 우리가 중독을 못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자꾸 새로운 중독거리를 찾아서 재미를 추구하는 건지도 모르는 일이라네.
마루는 스승님과의 대화 후 집으로 돌아와서 그날의 일기를 썼다.
‘세상이 중독이고, 나도 중독 안에서 생활하는 것이 재미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중독되지 않는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세상을 등지고 버리지 않기 위해서 세상 속에서 나름의 재미있는 중독거리를 찾고, 그것을 통해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이 드신 노인분들을 보면 세상에 아무런 재미가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은 아마도 스스로를 중독시킬 수 있는 열정이 노화가 되어서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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