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표현하지 않는 자의 비애

 

 

 

 

 

 

‘마루’는 남자답게 자신의 마음 표현을 잘하지 않는 편이었다.

 

 

 

마루 : 언제인가는 내 마음을 알아줄 거야! 남자가 속마음을 너무 많이 보이면 어디다 써먹겠어!

 

그러던 어느 날, 7년 사귄 애인과 헤어졌다. 정신적인 충격으로 방황을 하고, 죽고 싶은 마음밖에 안 들었다. ‘누리’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들은 스승은 일부러 마루를 찾아왔다. 예상대로 마루는 술병에 파묻혀 살았다.

 

스승 : 이제 그만 놓아버리게!

마루 : 이유라도 알면 쉽게 놓아버릴 수도 있겠는데 제가 잘못한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스승 : 이유야 있겠지만 단지 잘 모를 뿐이겠지.

 

 

마루 : 제가 얼마나 잘해주었는데요.

스승 : 잘해주었는데 설마 떠났겠나? 무슨 다른 이유가 있겠지!

마루 : 요즈음 계속해서 일에 바빠서 몇 달 못 만났어요.

스승 : 간간히 연락은 했는가?

마루 : 몇 달 전에 많이 바빠서 연락도 못할 수도 있다고 말은 했어요.

스승 : 그러니까 헤어졌겠지.

마루 : 저는 제 마음을 알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스승 : 그 마음을 알 거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손가락으로 통화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을 …….

마루 : 제가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고 관심이 없던 것도 아닙니다.

스승 : 그건 내가 잘 알지.

마루 : 그런데 왜 저를 떠나요?

스승 : 그거야 관심이 식어서일 수도 있겠지.

마루 : 아무래도 오래 사귀다보면 관심에 대한 표현이 없어도 제 마음을 알아주겠지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스승 : 그래서 네 마음을 알아주었느냐?

마루 : 처음에 이해를 잘해주더니 헤어졌어요.

스승 : 처음에는 사랑을 표현했으니까 이해를 해주었겠지.

마루 : 표현하지 않아도 제 사랑을 믿어주는 사람은 없나요?

스승 : 표현하지 않으면 그냥 함께 사는 거지 사랑을 믿어주지는 않겠지. 그냥 습관처럼 사는 사람인 거지! 서로 필요에 의해서 사는 사람 말이야.

 

 

마루 : 표현을 안 하면 그렇게 되는 건가요?

스승 : 표현하지 않는 자는 바보다.

마루 : 무슨 그런 표현까지?

스승 :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란다.

마루 : 왜요?

스승 : 내 마음 나도 모르는데 남이 어떻게 말도, 표현도 하지 않았는데 알아줄 수 있겠나? 그것은 마음을 꿰뚫어보는 신이면 모를까 말이야.

마루 :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세상 어딘가에 제 마음을 알아줄 사람은 있다고 봅니다.

 

 

스승 : 그렇지, 세상 어딘가에는 있겠지! 그러나 지금 당장 옆에 있을 수도 있겠지.

마루 : 어떻게 그렇게 가까이에 있을 수 있어요?

스승 : 내 마음을 표현하면 내 옆에 있는 사람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단다.

마루 : 그럴 수도 있겠네요.

스승 : 언제인가는 내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 물론 언제인가는 있겠지! 그러나 지금 당장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도 있는데 왜 먼 미래에 그런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건가?

 

 

마루는 자신의 살아온 방식에서 과연 무엇이 잘못인가를 되짚어보았다.

 

 

 

마루 : 지금 당장 내 마음을 알릴 수도 있는데 먼 미래에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내가 좀 안일하기는 했어. 그리고 내 마음을 표현하면 모두가 내 편이 될 수도 있는데 이 세상에 단 한 명은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살았는데 그런 내가 바보였지. 나를 가장 믿어주는 부모님도 내가 하소연하지 않고, 내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면 배속으로 나은 자식의 속마음을 알 수가 없는데 말이야. 표현을 하지 않는 나는 바보고, 표현하는 순간 나는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 표현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친구와 적을 만드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나는 왜 몰랐던가?

출처-  의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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