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세상은 중독

 

‘마루’는 게임을 즐겨하는 자신이 점점 중독이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을 했다.

 

마루 : 중독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지를 못하는데 어찌하면 좋은가?

스승은 마루의 집을 경유해서 장에 가는 길에 그의 집에 잠시 들렀다.

스승 : 마루 있는가? 뭐 하고 있었는가?

마루 :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를 좀 꾸짖어주십시오.

스승 : 왜?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마루 : 제가 아무래도 게임 중독인 것 같습니다.

 

 

스승 : 일도 안 하고 게임만 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혼 좀 나야지!

마루 : 할 일은 다 하고 게임을 하고 있는데 한 번 했다 하면 12시쯤 되어서 잠잘 때까지 합니다.

스승 : 그렇게 혼나고 싶다니 혼을 내주고 싶지만 나 자신도 중독에 빠졌는데 누구를 혼낼 수 있는가!

마루 : 스승님은 또 무슨 중독에 빠지셨는지요?

스승 : 나는 책을 보고, 글을 쓰는 것에 푸욱 빠져서 날 새는지도 모르잖은가!

마루 : 그것은 건전한 거잖아요.

 

 

스승 : 그러면 자네는 건전하지 않고?

마루 : 죄지은 것은 없지만 게임이라고 하면 왠지 사람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것도 없고, 그래서 부끄럽습니다.

스승 : 범죄자도 아닌데 왜 부끄러워하나?

마루 : 큰 어른이 게임이나 한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괜한 부끄러움도 느낍니다.

스승 : 술 먹고 담배 피는 것보다 훨씬 나은데 뭘 그러나?

마루 : 그런 것보다는 훨씬 낫죠.

 

 

스승 : 건전한 중독이 있고, 안 좋은 중독이 있는 거지! 무조건 나쁜 중독만 있는 것은 아니라네.

마루 : 중독이면 다 안 좋은 중독이 아닌가요?

스승 : 중독이라는 말 자체가 안 좋은 거지! 좋은 것도 얼마든지 있다네.

마루 : 그런 사실은 처음 듣는데요.

스승 : 그리고 세상은 모두가 중독자들일세.

마루 : 그것은 또 무슨 이유입니까?

스승 : 취미도 사실은 중독이야! 그러나 건전한 중독이지. 사랑도 중독이야! 상대방을 나의 매력으로 중독을 시키지 않으면 내가 죽을 것 같으니까. 음식점도 중독이야! 맛으로 사람을 중독시키지 않으면 장사가 망하니까. 게임도 한 번 접속하면 끊을 수 없도록 자꾸 개발을 하지. 세상에 중독 아닌 것은 없어! 더 좋은 것, 더 아름다운 것, 더 매력 있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사람들을 중독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거야! 세상에 중독 아닌 것은 무엇이 있는지 자네가 한 번 말을 해보게.

 

 

마루 : 듣고 보니 그럴 듯합니다.

스승 : 모든 살아남은 음식점, 게임, 음악, 드라마 등 모든 것들이 상대방을 중독시키는 것이지! 세상은 중독 아닌 것은 없거든. 그러나 자신이 중독에 빠진 것은 모르고 상대방의 중독만 눈에 보이는 것이 바로 문제지! 자신의 중독은 모르고 있으면서 상대방의 중독은 절대 용서를 하지 않으니까.

마루 : 네, 상대방의 중독에 대한 용서라 …….

스승 : 상대방에게 자꾸 잔소리를 하는 잔소리 중독에 빠져있는 사람은 자신이 잔소리 중독인 것을 모르고 상대방을 탈출구 없는 잔소리로 몰아붙이지! 그래서 그 사람은 게임이나 도박 같은 안 좋은 중독으로 자신이 밀어 넣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것이지.

 

 

마루 : 잔소리는 이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닌가요?

스승 : 그렇지, 이유가 있으니까 잔소리를 하는 거지만 사람을 변화시키려면 잔소리로는 절대 바뀌지가 않거든. 칭찬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가 있단다. 잔소리 중독증 걸린 사람은 자신의 잔소리 중독도 못 바꾸면서 상대방의 잘못을 바꾸려고 할 테지! 자신도 자신의 몸뚱어리에 박힌 잘못된 습관을 바꿀 수 없으면서 남의 정신과 몸뚱어리를 잔소리로 지배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그 발상부터가 잘못된 판단인 것이지.

 

마루는 스승님과 대화하고 나면 항상 무언가 하나라도 자신에게 좋은 변화를 주는 것이 없을까 하고 생각을 해서 일기로 정리를 했다.

 

‘중독에 걸린 자는 상대방이 중독에 걸린 것이 눈에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신이 중독에 걸린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자신이 중독인 것을 모르는 것이 중독자인 것이다. 세상은 중독으로 나를 삼키려고 한다. 적당히 즐기지 않으면 그 중독의 세계에서 살게 된다.’

마루 : 도저히 혼란스러워서 내일 다시 한 번 더 스승님을 찾아뵈어야겠다.

출처-  의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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