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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떨어지면 나를 잡아 줘
배리 존스버그 지음, 천미나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5월
평점 :
나는 소설 중에서도 시대물과 SF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곰탕" 소설을 읽고 눈이 번쩍 뜨였고,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읽은 뒤 이금이 작가님 책은 대부분 읽었던 것 같다.
그 뒤로 이영하 작가님의 "작별인사"를 읽었는데, SF 소설인지 모르고 읽다 마음까지 빼앗겼던 것 같다. 서론이 왜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냐면..
이번에 "내가 떨어지면 나를 잡아 줘"를 읽으면서, 이영하 작가님의 "작별인사"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몰입도와 가독성이 좋아서 단 숨에 읽은 책이랄까?
아이 책만 올리다가 내 수준에 딱 맞는 소설 책을 읽어서일까?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붕붕 뜨는 느낌. 어젯밤 다 읽고 나서도 그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해 초3인 딸래미가 읽은 책의 줄거리를 들어 준 뒤 내가 읽은 "내가 떨어지면 나를 잡아줘"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들려주었다.
엄마가 초3 딸아이 수준에 맞춰 되도록 짧고 흥미진진하게 말해주니 아이랑 밤새 콩닥콩닥하며 이야기 보따리를 한바구니 꺼낼 뻔 했다는 사실!
기후 변화로 모든 것이 황폐해진 세상에 수천만 명의 사람이 길거리를 떠돌았지만 애쉬와 에이든은 아무렇지 않았다.
최첨단 보안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울타리 안에만 있다면 말이다. 특권층은 그런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세상이 통째로 뒤집혔다.
숨겨진 모든 비밀이 세상에 드러나고, 이제 애쉬는 그 어느 때보다 용기를 내야 했다.
"내가 과연 에이든을 구할 수 있을까?"
모자랄 것이 풍족한 삶을 살고 있는 애쉬와 에이든은 일란성 쌍둥이이다. 일란성이지만 성별은 남자와 여자로 참 특이한 쌍둥이다.
퀸즐랜드에 살 때는 방송 통신 학교 수업을 들었고, 시드니로 이사 온 후로는 가정교사를 통해 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애쉬는 남동생 에이든 외에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싶었다.
그러다 부모님의 능력으로 입학하기도 힘든 명성이 자자한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된다.
자신이 가진 것을 뽐내길 좋아하는 애쉬와 달리 에이든은 조용하고 진중하며 항상 애쉬를 보호하고 배려해준다. 그런 에이든이 싫진 않지만 가끔 애쉬는 이제는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13살 소녀이다.
그런 학교 생활을 하는 나날 중 애쉬는 친구 샬럿과 대화 중 빅토리아 공원에 망고나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진짜냐 아니냐 실랭이를 하다 내가 직접 보고 오겠다며 자존심을 앞 세워 학교 담을 넘게된다. 물론 항상 애쉬의 편인 에이든을 꼬셔서..
애쉬가 하자는 대로 따라주는 에이든은 거절을 하지 않는 다는 걸 애쉬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안전한 울타리를 넘어 위험지대로 간 애쉬와 에이든은 그 공원에서 제나와 그 무리들을 만나고 위협을 느끼지만, 한 편으로는 관심이 가기도 하였다. 무사히 학교로 돌아오긴 했지만, 무단 이탈 한 것을 알게 된 학교측과 부모님에게 벌을 받게된다.
그 일로 학교캠프를 못 갈 줄 알았던 애쉬와 에이든은 부모님께 절대 말썽부리지 않는다는 약속과 함께 학교캠프를 참여하게 된다.
학교 캠프를 참여 중이던 애쉬는 급하게 화장실이 가고 싶어 샬럿에게 망을 봐 달라고 한 뒤 숲 속에서 급하게 볼 일을 보다가 뒤에서 오던 조교들의 말을 우연히 듣게 된다.
"저 철부지 망나니들 중에 누구 하나 물집이라도 생겨 봐. 게으름이라도 피웠다간 우리가 다 덤터기를 쓰는 거야. 우리를 끝장낼 수도 있어."
이 사회에는 세 가지 집단이 있어. 우리보다 더 가난한 떠돌이들까지 치면 넷. 맨 위는 너희 같은 사람들이야. 부와 권력을 지닌 자들. 모두를 지배하는 사람들. 애초에 지구를 망친 사람들지만 지구가 망해도 계속 지배하는 사람들이지.
둘째, 맨 꼭대기 층에 있는 너희와 같은 사람들 밑에거 일하는 사람들. 너희의 안전과 안락함을 지켜주는 사람들이지.
마지막은 우리. 추방자들. 우리는 앞의 두 계급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이지. 보안 분야에 일자리를 얻을 수 없는 사람들이야. 아니면 스스로 거부한 사람들이거나. -p287
울타리를 넘지 않으면 안전하다.
하지만 애쉬와 에이든은 그 울타리 밖이 궁금하다. 울타리 밖에서 만난 제나는 어떤 소녀일까? 소녀와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왜? 잘 사는 사람은 더 잘 살고, 못 사는 사람만 죽어야 하는 걸까? 이런 물음표 속에서 정답은 있을까?
캠프에서 사고를 당한 애쉬를 구하려다 머리를 다친 에이든은 수술 후 완전 다른사람이 되어 퇴원을 하였다.
혼자 있기를 바라고, 혼자 생각하기가 잦았고, 더 이상 애쉬가 우선순위가 아니였다.
그런 에이든이 낯설게 느껴지는 건 애쉬 뿐만이 아니라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에이든은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이 소설을 읽다보면 손을 놓을 수가 없다.
뒷 이야기가 궁금하고 숨겨져 있던 비밀을 알게 된 애쉬와 에이든. 그리고 에이든이 깨닫는 그것!
책을 읽은 뒤 최근 읽은 비누인간 책이 생각이 났다. 비누인간을 흥미롭게 읽으신 분이라면 "내가 떨어지면 나를 잡아줘" 는 더더욱 재미있게 읽으실거라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