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세계문학의 숲 47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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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는 영화,연극,뮤지컬 등 대중적인 작품을 통해 잘 알려져 있으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원작의 소설로 제대로 읽은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작품중에 이런 경우가 많다.)이 책의 안표지에 저자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1850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요양차 방문한 남태평양 사모아제도에서 1894년 사망한 것으로 나오는데, 허약한 폐와 음울한 스코틀랜드 기후로 인해 병약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으로 보인다. 저자 스티븐슨의 문학적 업적은 아동문학분야에서의 "보물섬"(1883년)이라는 작품과 이 책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1886년)가 대표적일 것이다.이 소설은 추리소설 또는 탐정소설의 기법을 구사하고 퍼즐과 같은 사건의 전개에 따라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19세기 빅토리아시대 인간의 위선과 이중성을 고발하고 있다.

 

탐정소설의 원조는포우(Poe, E.A.)로 그의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The murders in the Rue Morgue>(1841)에 의하여 독립된 문학형식으로 확립되었다고 하는데, 이후 다윈의 '종의기원'이 출간(1859년)되었다는 사실은 아마 스티븐슨이 활동하던 이 시기가 인간에 대한 궁금증, 괴기소설의 유행, 종교적,사회적 억압에 대한 반항,부르주아계급의 확산 등과 맞물려 추리,탐정,모험소설의 인기로 이어 졌을 것으로 보인다.이 소설이 얘기하는 것은  완전히 선한 사람도 없고 완전히 악한 사람도 없다는 동양적 인간이해와도 상통하며 본능에 충실한 자유와 욕망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에 대한 내용은 1900년에 발표된 프로이트의 <꿈의해석>과 같은 무의식 이론에도 맞닿아 있는 듯 하다.(저자인 스티븐슨 역시 자신이 꾼 꿈에 기반하여 이 소설을 쓴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생각들은 이 소설의 후반부인 '헨리 지킬의 진술서'에서 "나는 궁극적으로 인간은 다면적이고 부조리하며 서로 독립적인 인자들이 모여 이루어진 조직에 불과하다는 가설을 감히 내놓고 싶네."(90,91쪽)라는 진술에 이어  "각각의 인자가 별개의 인격에 분리되어 담길 수 있다면 쓰라린 인생의 고통은 모두 사라질 거라고. 부정한 인자는 보다 강직한 쌍둥이의 야망과 자책에서 해방되어 제 갈 길을 갈수 있을 거라고.올바른 인자 또한 자기가 좋아하는 선행을 행하며, 또 더이상 이 무관한 악의 손 때문에 굴욕을 견디고 참회할 일도 없이 굳건하고 안전하게 똑바른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았지. 조화될 수 없는 이 인자들이 한 덩어리로 묶여 있는게, 고통스러운 의식의 자궁 속에서 이 양극의 쌍둥이가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게 인류의 비극인 거야."(91쪽)라는 진술에서 절정을 이룬다.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인간에 대한 탐색와 이해의 과정은 계속될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누구이며 어떠한 자아의 탈을 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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